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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법조계에서 보이는 경기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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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로펌을 찾아 기업에 빌려준 돈이나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상담하는 채권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2020년 7월 13일자 1면 참고>.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경영 위기를 맞는 기업들이 늘어나자 채권자들이 안전한 자금 회수 방안을 찾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에 국한된 일이고, 실제적인 대규모 채권회수 움직임이 표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는 점에서 각계의 충분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 로펌 변호사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파산이나 회생 등 도산 절차에 이르지 않은 기업에 대한 채권회수 상담은 거의 없었는데 최근에는 다르다"며 "'새로운 유형'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채권회수 방안을 미리 점검해두려는 채권자들이 급격하게 많아졌다"고 말했다.

 

채권자들이 너나할 것 없이 코로나19 장기화로 도래할지 모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물밑에서 자금 회수 방안을 골몰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폭풍전야가 아니냐'고 우려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현재 상담 단계에 머문 채권회수 시도가 일제히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경제 전반에 오는 심각한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대기업도 안심할 수 없다.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도 하청업체로부터 부품을 따로 공급 받아야 하듯이, 중소·중견기업과 대기업은 협업의 연계 속에서 우리 산업 전반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가 최악의 상태로 치닫게 되면 법률서비스 산업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채권회수 관련 법률상담·자문 급증은 우리나라 경기 전반에 대한 적신호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의 자금줄인 채권자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침체, 그리고 채권회수 불능에 대한 불안감에 자구책 마련에 나선 셈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채권회수 시도가 현실화되기 전에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범정부 차원의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법조계에서 시작된 레드 라이트를 지나치는 실수가 없기를 바란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