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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웰컴 투 비디오' 자금세탁범죄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해야

서울고등법원은 세계 최대 아동 성(性)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에 대한 미국 송환을 불허하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범죄인 인도 심사 중 드러난 비트코인을 이용한 범죄수익은닉 범죄 수사를 위하여 범죄인의 신병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이 결정에 대한 국민의 반응은 공분에 가깝다. 자국민을 외국 법집행기관에 인도하는 것에 대하여 저항감이 있을법한데도 많은 사람들이 손정우의 미국 송환을 강하게 요구하여 왔고 이번 결정에 대하여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특히 미국에서 뺑소니 사망 사고를 내고 판결 선고 전에 국내로 도주한 자국민을 미국에 인도하는 결정이 얼마 전에 있었기 때문에 범죄인 인도에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도 있다. 뺑소니 사고의 경우 범죄지가 미국이고 모든 증거가 미국에 있다는 이유로 범죄인 인도를 허가하였으나, 국경 없는 온라인 상에서 국내외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범죄가 국내에서만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특히 자금세탁과 관련해 필요한 증거가 국내에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많은 국민이 이번 결정에 분노하는 큰 이유는 성범죄에 대한 우리 법원, 검찰의 처벌이 어느 누구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벼운 데 있다. 손정우는 1심에서는 집행유예, 2심에서야 1년 6개월의 실형에 처해졌다. 반면, 손정우가 운영한 '웰컴 투 비디오'를 통해 아동 성착취물을 다운받은 미국의 이용자들 중 검거된 자들은 5년에서 15년의 실형에 처해졌다고 한다. 국내 처벌 수위가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볍기 때문에 미국 법정에 세워야만 그 범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자국민의 미국 송환을 바라게 되는 상황이라면 정부, 국회, 법원이 모두 반성해야 할 일이다. 더군다나 송환 불허 결정 상의 구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국내 재판결과를 옹호하는 처사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전 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되면서 온라인 범죄에 대하여 어느 한 나라의 배타적인 관할권이 인정되기 어렵게 되었다. 앞으로 우리 법원이 범죄인에 대한 처벌을 게을리할 경우 피해자는 국내 수사기관과 법원을 외면하고 외국 수사기관과 외국 법원에 기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법원은 성범죄의 양형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처벌을 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도 우리 형사범죄 처벌의 적정성에 대하여 심각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한편으로 과도하게 산재되어 있는 형사 처벌 규정으로 불필요하게 많은 범죄인을 양산하는 문제와, 다른 한편으로는 중대 범죄의 경우 그 처벌이 지나치게 가벼운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체적인 형사처벌 체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번 '웰컴 투 비디오' 사건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널리 보도되었다. 가장 위험한 성범죄자를 보호한 대한민국 법원, 달걀을 훔친 자와 아동 성범죄인을 같게 취급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하여서라도 검찰과 경찰은 손정우의 자금세탁 범죄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하여 본인이 저지른 범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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