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사설

전관 등록제한 법개정 필요하지만 신중해야

판사나 검사 등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위법한 행위를 저지른 법조인에 대해서 형사소추 여부와 관련 없이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입법이 추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박주민 의원이 대표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변호사법 개정안에 따르면, 변호사 등록거부사유에 '공무원 재직 중 공무원 징계처분 사유에 해당하는 위법행위를 한 퇴직공무원으로서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자'가 추가된다고 한다. 현행법은 공무원 재직 중 위법행위를 저질러 형사소추나 징계처분을 받거나 그 위법행위와 관련하여 퇴직한 경우에 한해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 규정만으로는 각종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전직 판사·검사들의 변호사 개업을 막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러한 개정의 필요성은 최근 여러 사례에서 확인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몇 해 전 부산지검에서 근무하던 검사가 자신에게 배당된 사건의 고소장이 분실되자 이 고소장을 위조한 사건이다. 고소장 위조 사실이 발각되었으나 검찰은 아무런 징계 없이 해당 검사가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하고 기소하기까지 무려 2년 2개월이 걸렸다. 그 사이 이 검사는 변호사로 등록하고 대형로펌에서 근무하는 데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았다. 이처럼 전관들은 변호사등록을 마친 이상 그 후 공무원 재직 중의 일로 형사기소가 되었다 하더라도 변호사 신분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이런 점에서 현행법을 개정하여 퇴직공무원에 대한 변호사 등록거부 사유를 좀 더 확장적으로 규율하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존재한다. 만에 하나, 공공성을 지닌 법률전문가로서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의 지위와 부합하지 않는 전직공무원을 걸러낼 장치는 필요하다. 다만, 규범적 통제의 적절성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개정안은 퇴직공무원의 변호사 등록거부 사유로 '변호사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자'와 같이 불확정적·추상적 개념으로 포섭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과연 어느 정도가 변호사직무수행에 현저히 부당한지는 항상 논란의 여지를 남길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극심한 법적 다툼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등록신청자는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우려하는 바는 이른바 '전관 예우'에 대한 우려와 비판을 의식하여 이 규정이 악용될 가능성이다. 노파심이지만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시절의 사소한 비위 사실이나 검증되지 않은 언론보도 등을 빌미로 전직 판사·검사들의 변호사 개업을 가로막는 방편으로 이용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는 직업선택의 자유 등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의 훼손한다는 진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켜 입법 취지를 반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