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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도(蓮花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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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숨결이 살아 있는 통영은 섬의 고장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수려한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는 통영시에는 571개의 섬이 있고, 임진왜란 당시 삼도수군통제영이 설치되어 있었던 한산도를 비롯하여 사람들이 살고 있는 유인도만 44개에 이른다. 

 

그 중에 '바다에 핀 연꽃'이라는 뜻을 가진 연화도(蓮花島)라는 섬이 있다. 조선시대 연산군의 불교 억제정책을 피해 한 승려가 이 섬으로 들어가 토굴에서 수행을 하다가 깨달음을 얻어 도인이 되었는데, 도인의 유언대로 사후 바다에 수장을 하자 도인의 몸이 연꽃으로 피어나 승화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는 섬이다. 

 

지난 주말 서울로 올라가는 것을 한 주 뒤로 미루고 연화도로 향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통영여객선터미널에는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섬을 찾으려는 관광객들이 적지 않았다. 1시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 도착한 연화도는 마침 제철을 맞은 수국들이 다양한 색깔로 활짝 피어 곳곳에서 장관을 이루고 있어, 다소 무더운 날씨에도 지치지 않고 천천히 섬 이곳저곳을 둘러볼 수 있었다. 동두마을 협곡의 출렁다리, 연화도인의 전설이 깃든 연화사, 연화도와 우도를 잇는 국내 최장의 보도교 등을 돌아다니면서 나도 모르게 잠시 다른 생각들을 잊고 아름다운 절경들을 감상하는 데 몰두할 수 있었다. 

 

몇 년 전 모 종합편성채널의 여행 프로그램에서 통영을 다녀갔던 소설가 김영하는 '여행의 이유'라는 책에서, 여행은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가득한 우리를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부터 끌어내어 '오직 현재'로 데려다 놓아 일상의 근심과 후회, 미련으로부터 해방시킨다고 했다. 어떤 일들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하고 예상치 못하는 일들이 생기는 일상에서 벗어나 한껏 우리의 정신을 고양하고, 그렇게 고양된 정신으로 다시 어지러운 일상을 여행할 힘을 얻게 해 주는 것이 우리가 여행을 꿈꾸는 이유라고 한다. 본격적인 휴가철에 즈음하여 복잡다단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지친 몸과 마음을 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기를 기원한다.

 

 

주상용 지청장 (창원지검 통영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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