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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컬럼

55. 비대면 진료(?)

‘해보고 문제점 고치자’ 발상은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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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생각하면서 비대면 진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 19로 인하여 전화처방이 제한적으로 시행되면서 국민 일부가 비대면 진료를 경험하였다. 물론 의사들은 대부분 비대면 진료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다. 왜냐하면 의학을 공부하면서 “환자를 직접 보지 않고 진료한다.”는 개념 자체를 배운 적도, 상상한 적도 없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은 인공지능(AI)의 중추적 역할로 부터 시작하여 의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줄 것이다. 이미 우리의 상상력에는 집에서 화상으로 진료 받는 모습이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하지만 과연 내가 환자라면 비대면 진료의 진단과 치료를 신뢰할 수 있을까? 건강 커뮤니티 댓글 수준의 답변으로는 감히 입조차 뗄 수 없을 매우 어려운 문제이다. 신뢰의 문제는 의사도 어렵고, 환자도 어렵다. “시·청·타·촉-진” 없이 환자의 질환을 추측하는 것이 근거중심의학에 위배되지 않는 것인가? 환자들 역시 모니터 속 의사의 진료를 신뢰할 수 있을까? 환자와 의사는 의료서비스 만족도 및 책임에 대해서 팽팽하게 대립하지는 않을까?

의사가 진찰을 하는 이유는 진단 및 치료를 위한 행위 이외에 “예외”를 놓치지 않기 위함이다. 1차 의료기관은 대부분 흔하고, 가벼운 질환들을 보지만 상급병원으로 보내야 할 환자를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100명의 기침 환자들 중에서 폐렴 환자를 찾고, 100명의 복통 환자들 중에서 충수염 환자를 찾는 것도 중요한 것이다. 만성질환자 처방에서도 대면의 이유는 있다. 대부분 만성질환자들은 노인이고, 그들에게 중요한 의학적 접근은 대면을 통한 관찰이다. 모니터 화면에서는 확인 할 수 없는 표정, 숨소리, 피부, 걷는 모습, 체형 변화 등이 중요한 관찰 소견이다. 진료실에서 의사와 환자의 스킨쉽은 매우 중요한 치료적 도구이다. 우리는 따뜻한 손길, 눈맞춤과 포옹을 통한 공감, 위로와 응원의 그 정서적 지지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의사들은 그 안에서 또 다른 근거를 얻는다.

결국 첨단 과학의 발전, 감염병 유행과 환경오염의 영향에 따라서 비대면 진료의 요구는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시행착오가 생기면 생명이 다칠 수도 있으므로 “해보고 문제점을 고쳐보자”는 식의 방식은 위험한 생각이다. 더욱이 정부는 정책 추진 상 생기는 문제점과 책임을 국민과 의사들에게 떠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그랬듯이 과거에 대한 회상을 한다. 아날로그 감성을 놓지 못하는 디지털 세대들의 로망은 언제나 존재할 것이다. 무릇 감성만으로 대체할 수 없는 그 구식의 모습들이 애착이 아니라 변할 수 없는 진리의 모습일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일수록 현재 지켜나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잘 살피는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경문배 원장 (지앤아이내과의원)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