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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모펀드 사태, 금융법제 정비의 계기로 삼아야

사모펀드 투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사모펀드는 비공개적으로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하여 운용하는 펀드이다. 일반적으로 정부 규제를 덜 받고 기대수익률은 높지만 리스크 역시 크다. 이런 특성 때문에, 원래는 자금 여유가 있는 소수의 투자자들이 투자하도록 예정된 것이었으나, 더 많은 자금을 끌어모으려는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요구에 따라 2015년 최소투자금액 기준을 크게 낮추었고, 이를 계기로 하여 저금리 상황에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한 일반시민들이 이를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하여 사모펀드 투자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최근 운용사·수탁회사 등의 펀드 관리부실 및 고의적 기망이 여럿 밝혀지고 환매중단이 잇따르면서 일반시민들의 투자 피해가 터져나오는 상황이다.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설립기준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꾼 것도 이런 사모펀드 사태에 기여했다. 그리고 그동안 언론은 금융업계의 블루오션이 열린 듯이 홍보성 기사를 써 주면서, 한 몫을 담당했다. 

 

이미 보도된 바와 같이, 규모상 한국 사모펀드 1위이던 라임자산운용사가 지난 4월 환매중단을 선언했고, 그 피해규모는 1조 5천억원을 넘어간다. 라임은 미공개정보를 이용하고 펀드를 170개 넘게 운영하면서 펀드 돌려막기를 해 왔음이 드러났다. 그 직후 디스커버리 등 몇몇 중소규모 사모펀드에서 사고가 터지더니, 6월에는 우량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여 안정성이 높다면서 수천억 원을 모금한 옵티머스 자산운용사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니라 사설 대부업체를 비롯한 부실기업에 투자했음이 밝혀지면서 역시 환매중단을 선언했다. 이런 사모펀드 사태에 법무법인들의 관여도 여럿 드러나고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구체적인 사모펀드 사건들의 전말이 향후 더 드러나겠지만, 검찰 및 법원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사기 사건을 취급하는 태도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는 이를 금융법제 정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우선 형사적으로, 금융사기범에 대한 최종 형량을 대폭 상향해야 한다. 지난 수십년 간 한국 형사재판에서 일반 형사범죄에 비하여 금융사기범에 대한 형량은 상대적으로 너무 낮았고, 이는 사법불신의 한 원인이 되어 왔다. 금융업은 신뢰 시스템 위에서 굴러가는 것인데, 한 국가의 금융업에 타격을 주고,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조직적 사기범죄에 대해서는 검찰 및 법원이 재판과정 및 형량을 재검토해야 한다. 

 

형사적으로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한 민사 법제도 재점검해야 한다. 사고가 터진 사모펀드의 상당 비율이 은행에서 판매된 것이다. 안전성을 과장하면서 부실판매를 한 은행도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 사모펀드 운용사 자체라든지 고의적 관여가 엿보이는 기관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의 도입 등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홍콩의 금융허브 지위상실 가능성이 엿보이는 상황에서, 한국이 다시 금융허브로서의 역할을 추진해야 한다는 등의 논의가 한국 사회에서 최근 오가고 있지만, 이런 수준의 금융시스템과 금융신뢰도 하에서 금융허브 이야기는 그야말로 김칫국일 뿐이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