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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법률비용에 대한 '바른 인식' 정착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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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분야는 물론 기업 등 사경제 분야에 이르기까지 법률비용(Legal Fee) 후려치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2020년 6월 25일자 및 29일자 각 1,3면 참고>. 법률서비스 산업의 중추인 변호사와 로펌이 민·관 가릴 것 없는 갑질에 멍들고 있는 셈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박종우)가 지난 22일 발표한 '공공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의 고문 변호사 제도 개선을 위한 TF 보고서' 내용은 법조계 안팎에 충격을 줬다. 국민을 위한 풀뿌리 법치주의 확산이라는 공익을 위해 변호사들이 사명감을 갖고 공공기관 등에서 고문·자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턱없이 낮은 처우에 몸살을 앓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많아야 20만원 수준인 월 기본 고문료는 30년째 제자리 걸음이고, 공무원이 개인적인 일을 부탁하면서 무보수로 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까지 있다니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할 정도다.

 

사경제 분야에서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이른바 '비딩(bidding)'으로 불리는 사건 수임 경쟁입찰 과정에서 로펌들이 제안서 아이디어 노출과 수임료 후려치기로 이중고를 겪고 있지만, 속앓이만 하고 있다. 치열한 수임 경쟁 속에서 언제든 고객이 될 가능성이 있는 '큰 손'에 불만을 드러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단가 후려치기' 등 법률비용에 대한 몰이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법률시장 정체 상황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폐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 정당한 법률비용을 지급하지 않고 낮은 보수와 저가 수임을 강요하면 법률서비스 산업을 위축시켜 결국 소비자의 손해로 이어질 공산이 매우 크다. 자문이나 소송 등의 수행에 투입하는 시간이나 노력을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변호사와 로펌은 대한민국 법률서비스 산업은 물론 사법시스템을 떠받치는 가장 중요한 기둥이다. '합당한 법률비용'에 대한 인식을 하루빨리 정착시켜야 할 이유다. 공공기관 및 지자체 별 고문·자문 변호사 운영 조례 또는 규칙을 개정해 법률비용 현실화를 추진하고, 기업의 사건 수임 경쟁입찰 가이드라인을 정비하는 등 구체적인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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