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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로스쿨의 교육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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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1학기 대부분을 온라인강의로 하면서 강의내용을 모두 맞추기가 무척 어려웠다. 온라인강의는 대면강의 1시간당 25분씩만 하면 된다는 지침에 따르다보니 진도가 제대로 나가지 않았다. 50분 강의시간에 절반은 출석점검과 잔소리 등으로 허비함을 고려한 지침이라고 하니 참 얄궂다. 당장 학생들은 시험 분량이 적으니 좋겠지만 배우지 못한 나머지 부분은 어떻게 하나. 앞으로 온라인·야간 로스쿨 설치 움직임에도 어떤 명분이 되지는 않을까 벌써 걱정이다. 

 

로스쿨의 교육기간이 3년인 것은 로스쿨을 먼저 시작한 다른 나라의 경우를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소위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와 함께 항상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학생들은 로스쿨에 입학하여 3년 내내 변호사시험 공부만 한다며 힘들다고 하고, 변호사시험의 합격자가 응시자 대비 70% 내외는 되어야 변시의 자격시험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다는 주장이 강하다. 그렇지만 법학지식이 거의 없는 학생들이 처음부터 수험서 위주로 시험공부만 하고, 로스쿨에서는 제대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아 학원과 인터넷강의로 내몰리고 있다는 비판도 여전하다.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원대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탄생한 로스쿨에서의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또한 로스쿨 1학년생들의 30% 이상이 다시 리트시험을 칠 뿐만 아니라 학기와 학년이 바뀔 때마다 휴학생들이 점차 늘어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학점을 모두 이수하였음에도 졸업유예를 받는 학생들도 매년 적지 않게 발생하는 원인은 또 무엇일까. 이에 관한 공식적인 통계는 마련되어 있으며, 어떤 대책이 강구되고 있는가.

 

사법시험과 사법연수원 제도를 대체한 로스쿨의 교육기간을 3년으로 압축한 것에 대한 평가를 이제 좀 솔직하게 할 필요가 있다. 어떤 제도와 어떤 시험도 거침없이 무찌르고 마는 엄청난 천재가 아닌 합리적이고 정의감이 있는 평범한 사람도 법조인 자격이 되는 법률지식을 갖출 충분한 숙성의 기간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로스쿨에 왔으니 변호사시험 합격이 목표이긴 하지만 3년 내내 시험에만 허우적거리며 쫓겨 다니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가령 형사소송법의 경우에도 상당수 로스쿨에서는 1학기로 교육을 끝내야 하기 때문에 증거법까지 진도를 겨우 내고 뒷부분은 학생들이 알아서 해야 한다. 로스쿨에서의 중간시험이나 기말시험에서도 공부량이 너무 많다며 출제예상문제만 찍어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특성화 교육과 관련된 선택과목의 최고 선택기준이 '적은 공부량'이 된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이와 연계하여 로스쿨 2학년 2학기부터 1년간 진행되는 법원실무와 검찰실무교육을 변시 합격 후의 교육과정으로 미루고, 3학년 2학기에 실시되는 로클럭과 검사시험을 연기할 필요성도 신중하게 논의하면 좋겠다.

 

시험공부는 결국 혼자 하는 것이라며 자위만 하고 있기에는 로스쿨의 교육현실이 너무 척박하고 안일하다. 제발 학생들이 로스쿨에서 제대로 된 법학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보자.

 

 

이창현 교수 (한국외대 로스쿨)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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