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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대법관이 추천되어야 한다

대법원이 오는 9월 8일 임기만료로 물러나는 권순일 대법관의 후임 인선을 위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인선작업에 착수했다. 대법관은 우리나라 최고법원인 대법원에 속해 각종 사건의 최종심에 대한 심리와 판단을 할 뿐 아니라, 대법관회의의 구성원으로서 대법원규칙 제정 등 사법권의 최고 의사결정을 담당한다. 따라서 대법원이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따라 우리나라 사법부의 재판권 행사와 사법정책 수립의 향배가 결정되는 것이다. 이 같은 권한과 책임을 지닌 대법관의 임기는 6년이나 되기 때문에 대법관 교체 시기마다 누가 대법관이 되느냐는 항상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대법관이 갖추어야 할 자질이 여럿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재판능력이다. 법관은 판결로 말한다는 명제가 있듯이, 수준 높은 재판이야말로 사법부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법관 구성의 다양성 확보라는 국민적 요청이 있어왔지만, 이는 재판업무 수행능력이라는 법관의 기본자질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는 없는 일이다. 대법원의 사건 처리능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여러 해 전부터 상고심 제도 개혁을 추진하였지만 아직까지 이뤄낸 것이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누구보다도 재판을 잘하는 대법관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어느 누구도 이견을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대법관은 사법부의 최고위직으로서 사법부에게 요구되는 본연의 가치를 지키고 행정권력, 입법권력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의지와 용기를 갖춰야 한다. 최근 미국 대법원이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 제도(DACA) 폐지 움직임에 제동을 걸어 트럼프 대통령의 격분을 유발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 때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인물은 다름 아닌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다. 그는 공화당 정권 시절에 임명됐지만 트럼프 행정부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 판결에 앞서 연방대법원은 '동성애자나 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LGBT)라는 이유로 해고하거나 직장에서 차별해선 안 된다'는 판결을 내렸는데,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 판결에서도 다수의견에 섰다. 굴곡진 역사를 기억하는 우리 국민들도 정권이나 임명권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는 대법관을 원한다. 사법부에까지 코드인사가 재현되기를 바라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지난 5월 말부터 시작된 후임 대법관 제청대상자 천거 결과 선정된 후보자가 30명에 이른다. 예정대로라면 오는 7월 중에 이들 중에서 대법관 제청대상 후보자가 나올 것이다. 재판 잘하는 대법관 후보, 법치주의와 사법부 독립을 지켜나갈 자세를 갖춘 대법관 후보를 국민들이 원한다는 사실을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꼭 기억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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