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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주목 받는 '수사심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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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도입된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최근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그룹에 대한 경영 지배권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른 혐의로 수사를 받던 이재용 부회장 측이 회심의 방어 카드로 들고나오면서다.

 

수사심의위는 원래 검찰이 자체 개혁방안의 일환으로 내놓은 제도다.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의 기소 여부 등을 결정할 때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검찰 처분의 적정성과 공정성,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만든 것이다. 검찰은 물론 피의자 등 사건관계인도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대부분 검찰을 위한 면피성 제도로 활용됐다는 비판이 많았다. 제도가 운영된 지난 2년 5개월 동안 수사심의위가 심의한 사건은 8건에 불과하고, 그나마 대다수인 7건의 신청 주체도 모두 검찰 수사팀이었다. 나머지 1건은 피의사실공표 혐의로 수사를 받던 경찰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도를 활용한 민간인 1호가 재벌총수라면 검찰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한 변호사는 "변호사인 나도 잘 몰랐던 제도를 누가 사용할 수 있었겠느냐"며 "알았더라도 쓸 생각을 하는 변호인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말했다. 쟁쟁한 특수통 검사 출신 전관 변호사들을 대거 투입하고, 검찰을 상대로 여론전을 펼칠 수 있는 삼성이 아니라면 누가 감히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는 말이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 측의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 카드에 허를 찔린 검찰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는 말도 나온다.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권을 피의자 등 사건관계인에게도 보장한 것은 검찰이다. 그렇다면 피의자가 이 제도를 어떠한 불이익에 대한 염려도 없이 자신에 대한 방어를 위해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쓸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순리다.

 

초심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재벌과 검찰이 수사심의위를 둘러싸고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는 것은 볼썽 사납지만, 이번 사건이 이 제도가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의 하나로도 자리매김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