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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체적 분쟁해결제도(ADR)의 활성화를 위한 제언

대체적 분쟁해결제도(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ADR)란 기존의 법원을 통한 분쟁해결에서 벗어나 소송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소송은 종국 판결까지 돈과 시간이 많이 들고, 당사자의 감정 대립이 격화된다. 일도양단(一刀兩斷)식의 결정으로 분쟁해결 이후에도 후유증이 남는다. 늘어나는 사건으로 인하여 법원의 분쟁해결능력이 훼손된다는 문제점도 제기된다. 제3자의 관여를 통하여 분쟁을 해결하는 중재, 조정, 화해 등의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하려는 것이 ADR이다. 급속한 경제발전과 기술의 첨단화, 급격한 사회 변동 속에서 기존의 사법체계로는 복잡다단한 분쟁을 해결하는 데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전문가를 통한 다양한 분쟁해결은 불가피한 선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1960년대 미국에서 ADR 운동이 전개되어 온 이후 ADR의 개념은 전세계로 전파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대 중반부터 ADR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어 왔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법원의 조정활성화와 함께 행정형 ADR의 도입이 본격화되었다. 지난해 9월 사법정책연구원이 발간한 ' 우리나라의 행정형 ADR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ADR이 본격화 단계에 접어든 느낌이다.

 

특히, 행정부처나 지방자치단체의 행정형 ADR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위 연구에 따르면 국내 행정형 ADR 기관·기구는 60여개에 이르고 있고, ADR 기관에 접수되는 사건 수는 물론 조정·중재 성립률(성공률)도 높아지고 있다. 예컨대,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접수 실적은 2015년 2만3145건에서 2019년 2만9622건으로 매년 5~10% 씩 증가하고 조정성공률은 평균 46.8% 에 이른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은 2008년 설립된 이후 2만2000여 건의 분쟁을 처리했는데 이 중 조정성립률은 82%에 이른다고 한다. 접수사건 수별로 연 평균 20.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경우 최근 5년간 평균조정성립률이 89.8%에 달할 정도다. ADR에 대한 검증이 긍정적으로 이루어진 것인바, 앞으로 ADR을 새롭게 도입하고 확대하려는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정기관에 대한 공정성, 중립성, 전문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는 점도 잊어서는 아니된다. 

 

그러므로 이제라도 논의에 그쳐 왔던 'ADR 기본법' 등의 제정이 시급하다. 국가로 하여금 조정 등 ADR을 장려하는 책무를 규정하는 한편, 행정형 및 민간형 ADR에 대한 기본적인 절차를 정비하고 통일화하여야 한다. 또한 조정인에 대한 인증제 도입 등 그 역량을 평가하고 교육을 강화하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도 있다. 아울러 열의와 포부를 가진 변호사들이 ADR 영역에 진입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ADR절차에서는 분쟁 대상에 관한 전문적인 식견과 경험을 필요로 하는 것에 못지 않게 사건을 법률적으로 해석하고 판단하는 것이 핵심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ADR에서 비법률가의 경험과 식견에 더하여 법률전문가를 통한 절차적 정당성 준수, 법리적 유의성 확보가 이루어진다면, ADR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고양되고 ADR에 대한 신뢰가 한층 강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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