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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청년시대

수사받는 법에 대한 소고(2)

경찰서에서 온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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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OO경찰서 아무개 수사관입니다. 김철수씨 핸드폰이지요. 내일 모래 두시까지 경찰서로 나와 주셔야 합니다.”


경찰서에서 전화가 올 일이 없는데 뭘까. 보이스 피싱이구나.

“니가 수사관이면 내가 대통령이다.”
“아……. 또 이러네. 아저씨 보이스 피싱 아니에요. 못 믿겠으면 나오지 마시던가요. 집으로 출석요구서 보냅니다.”

경찰서에서 뭔가 오면 집안에 난리 날 텐데 어떻게 답해야 하지. 당장 경찰서에서 왜 전화를 했는지부터 생각나지 않는다. 경찰관은 맞는 것 같으니 말은 들어야 할 것 같다. 그러던 중 수화기 건너편에서 또 퉁명스런 목소리가 들려온다.

“김철수씨. 안 들리세요. 내일 모래 두시까지 서울OO경찰서 경제팀으로 출석하세요.”
“아……. 네 알겠습니다.”

툭. 답을 하니 전화는 바로 끊어진다. 뭐라고 물어볼 새도 없이. 도대체 무슨 일이지. 내일 모래면 출장도 있는데 회사에는 뭐라고 얘기해야 하지.

경찰서에서 출석하라고 하면 당황해서 말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드물다. 무슨 일로 조사하는지 물어보지도 못하고, 일정 조정도 못한 채 정해주는 시각에 출석하겠다고 답변한다.
그리고 나선 ‘경찰서에서 연락하는데 당연히 따라야 하는 것 아닌가’, ‘내가 별 잘못한 일도 없는데 꼬치꼬치 따져 물어서 뭐하나 가서 물어보면 되지’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운 좋게도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는다면 별 문제 없을 것이다. 참고인은 다른 사람의 혐의를 밝히기 위해 조사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신이 피의자로 조사를 받는다면 두고두고 이 시간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조사 받으러 나오라고 해서 바로 나간다고 답변한 게 뭐 그렇게 잘못된 건가 싶을 수 있다. 물론 잘못한 건 없다. 다만 자신의 권리를 다 찾지 못할 뿐이다. 그리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상태에서 조사를 받게 되면 당신은 점점 더 어려운 상황으로 빠지게 된다.

그렇다면 김철수씨가 미리 알아봐야 했을 내용은 무엇일까.

먼저, 김철수씨는 자신이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는지, 피의자로 조사를 받는지, 피의자라면 무슨 죄명으로 조사를 받는지 혐의는 무엇인지에 대해 물어봤어야 했다. 죄명과 혐의를 알아야 내가 어떤 오해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된 해명을 할 수 있게 된다.

두 번째로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정해주는 시간은 기존 일정과 충돌하게 마련이다. 변경하기 어려운 일정이 있다면 경찰관에게 사유를 설명하고 일정을 바꿔줄 것을 요청하면 충분하게 일정 변경이 가능하다. 특히, 변호사와 함께 조사받고자 할 경우, 일단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므로 선임을 위해서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면 일정 기간을 기다려 준다.

다만, 수사기관에서 피의자에게 출석을 요구하였으나 정당한 이유 없이 계속 출석을 거절할 경우, 수사기관은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하여 피의자를 체포하게 된다.

따라서 출석을 무작정 거부하면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조승연 변호사 (법무법인 광장)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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