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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조계, 첫 공수처장 인선에 관심 가져야

새로운 권력기관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출범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현대사의 지속적 문제 중의 하나였던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를 보완하고 특히 특별검사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하여, 여론의 지지 속에 국회를 통과한 제도가 이제 곧 출범하는 것이다. 법률 통과 전인 2019년 12월에 실시된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들에 대한 공수처 설치 찬성여부 설문조사에서, 변호사들도 다수가 설치를 찬성한 바 있다. 홍콩의 염정공서(ICAC)와 싱가포르의 탐오조사국(CPIB)을 모델로 삼아 공직자의 비리를 척결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기구이지만, 홍콩과 싱가포르의 기구들이 가지지 않은 기소권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인지한 경우 그 사실을 즉시 공수처에 통보해야 하는 등, 넓은 수사대상 범위 외에도 여러 강력한 권한을 가진 기구이다. 

 

공수처가 본래의 취지대로, 검찰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찾아내고 이를 엄단함으로써, 한국 사회가 한 단계 더 맑아지기를 크게 기대한다. 그런데 역시 우려는, 그 중립성에 있다. 공수처설치운영법 제22조가 '수사처 소속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며,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외부로부터 어떠한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정하고 있지만, 이런 조문을 둔다고 해서 중립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며, 여전히 상당수 국민들은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공수처가 과거의 검찰처럼 수사대상범죄를 선별하거나 편파성을 보일 위험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그런 위험이 있는지 아니면 거기서 벗어날 수 있는지는 우선 공수처장의 임명에 달려 있을 터이다. 공수처장의 자격요건은 비교적 간단해서 법조경력 15년 이상이면 되므로, 법률상 자격이 되는 법조인은 충분히 많다. 집권당에 편파적이라는 의혹을 받지 않을 수 있는 후보군이 많이 있는 것이다. 검사의 경우 퇴직 후 3년, 대통령비서실 소속 공무원의 경우 퇴직 후 2년이 지나지 않으면 결격사유에 해당하므로, 현역 검사나 대통령비서실 공무원은 공수처장 후보군에 오를 수 없다는 점은, 중립성 확보를 위한 좋은 장치이다.

 

공수처장 중립 여부를 좌우하는 첫 단계는 그 추천위원회의 구성이다. 공수처장은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2명 중 한 명을 대통령이 지명하게 되어 있는데, 그 추천위원회의 구성원은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 여야 각각 2명,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만약 추천위 구성원들에 대해 대통령 및 집권당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면 결국 공수처장도 그 입김에 따라 임명될 수 있다. 따라서 첫 번째로 법조계와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누가 추천위원이 되는가이다. 

 

만약 공수처가 출범할 때부터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해 의혹을 받으면, 오랜 동안 사회적 논의를 거쳐 만들어진 제도의 취지에 어긋날 뿐 아니라, 한국의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비난 및 체념을 가중시킬 것이다. 법조계는 공수처장 임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집권당은 물론 야당 및 국민여론도 동의할 수 있을 만한 공정성을 갖춘 인물이 처장으로 임명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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