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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클라이언트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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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언트'라는 말은 고대 로마 시대의 클리엔테스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시오노 나나미의 역작 '로마인 이야기'에는 고대 로마시대의 파트로네스와 클리엔테스의 관계에 관한 설명이 여러 번 등장한다. 귀족층인 파트로네스는 평민층인 클리엔테스에게 여러 가지 사회적 편의를 제공해 주고 클리엔테스로부터 정치·경제적 지지를 받는 방법으로 서로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관계였다는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는 그러면서 "양자 사이에 개재하는 것들 가운데 가장 중시된 것은 신의(피데스)였다"고 설명한다. 

 

현대에 있어서 변호사와 클라이언트의 관계는 어떨까? 클라이언트에게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클라이언트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다는 것만으로 변호사-클라이언트 관계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까? 25년 넘는 기간 줄곧 변호사로서 생활해 오는 동안 필자는 변호사-클라이언트 관계가 법률서비스-대가라는 단순한 관계를 넘어 '신의'가 지배하는 관계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변호사는 클라이언트의 편에서 그 이익을 위하여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방법으로 클라이언트에게 믿음을 주고, 클라이언트는 그 믿음에 부응하여 진실에 입각하여 변호사에게 상담하고 적절한 대가를 지급하는 방법으로 변호사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이렇게 본다면 시오노 나나미가 양자 관계의 핵심으로 분석한 '신의(피데스)'는 변호사-클라이언트 관계에서도 여전히 핵심일 것이다. 가끔 변호사의 신의가 부족하거나 반대로 클라이언트의 신의가 부족한 경우들이 보일 때면 참 아쉬움을 느끼는 경우들이 있다.

 

또한, 협업이 필수인 로펌 변호사 입장에서 보면, '신의'를 중심으로 하는 변호사-클라이언트 관계는 협업 파트너인 동료나 선후배 변호사들과의 관계까지도 확장할 수 있다. 로펌 변호사들 사이의 협업은, 상호 간의 신의를 바탕으로 자기가 잘 하는 것(선배는 경험과 노련함, 후배는 꼼꼼한 사실조사·자료검토)을 제공하여 상대방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변호사-클라이언트 관계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필자와 펌 동료들도 선후배 변호사 사이의 협업관계가 일방적인 지시·복종의 관계가 아니라 변호사-클라이언트 관계와 같이 신의에 기초한 협력관계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임진석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린)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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