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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 준수 미흡' 인식에는 사회지도층 책임이 크다

지난 4월 25일 제57회 법의 날을 맞아 법무부는 지난달 7일부터 20일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 22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국민의 법에 대한 인식과 국민이 바라는 법무부 역할'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법무부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 사회에서 법이 잘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14.4%는 '전혀 그렇지 않다', 50.7%는 '별로 그렇지 않다'고 답을 하여 응답자의 65%가 "우리 사회에서 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보통이라고 답한 17.4%를 포함하면 82.5%가 법이 잘 지켜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15년 한국법제연구원이 발표한 '2015 국민법의식 조사연구'에 따르면 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50% 정도였다고 한 것에 비하면 설문내용이나 방식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국민인식이 과거에 비하여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법무부 조사에서 우리 사회에서 법이 잘 지켜지고 있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단속이 되지 않거나 처벌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답이 49.5%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사회지도층의 법 준수 미흡'으로 32.9%가 나왔다고 한다. 결국 법이 잘 지켜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82.9%가 '처벌이 약하고 사회지도층이 잘 지키지 않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단속이 되지 않거나 처벌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것과 '사회지도층의 법 준수 미흡'은 그 성격이 전혀 다른 별개의 사유라고 하기는 어렵다. 과거의 법의식 조사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10명 중 8명은 법은 권위적이고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고, 권력과 돈이 있는 사람은 법을 위반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을 가졌던 점을 고려하면 결국 국민들은 사회지도층이 법을 지키지 않고 법을 위반해도 제대로 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서 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과 재벌들이 검찰이나 법원의 소환에 불응하고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거나, 같은 범법행위라도 일반인들로서는 생각지도 못할 가벼운 처벌에 그치거나, 편법과 부정부패를 저질러도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지 않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로서는 법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대다수 국민들이 불편을 감수하고 모범적인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있듯이 국민들 대부분은 공공질서를 지키고 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법대로 살면 손해를 본다는 생각을 갖게 하고 사회 전반의 준법의식을 약화시키도록 만든 것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에 무감각하고 윤리성이 결여된 채 자기 합리화의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권력층과 사회지도층에 그 책임이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법이 잘 지켜지는 사회라는 인식을 갖도록 하기 위하여는 권력층과 사회지도층부터 먼저 법을 지켜야 하고, 법을 어기면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불법과 편법이 판치는 세상이 되지 않으려면 어느 때보다 권력층과 사회지도층의 각성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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