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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청년시대

선거 다음 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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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찍 출근했다. 이런 날도 있다. 선거결과와 출근시각 사이의 인과관계는 전혀 없지만 자고 일어나니 모든 것이 바뀐 세상을 좀 더 일찍 경험하게 되니 마음이 다르다.


내가 정치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을 하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조국 사태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 후로 이어지는 유재수 감찰무마사건, 울산시장선거개입사건 등등이 더욱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 외에도 투표할 이유는 많다. 정치 평론을 할 수준도 아닌 내가 무슨 이유를 더 찾을까 싶지만.. 어떻게든 마음을 갈무리하고 다음을 바라보려고 글을 써본다.

미래통합당을 찍은 사람 중 상당 수는 어떻게 더불어민주당에 표를 주냐.. 였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더불어민주당에 표를 준 사람의 상당 수도 그래도 미래통합당은 안되지.. 라는 생각으로 표를 줬을 것이다.

그 지점에 중도가 있다고 본다.

더불어민주당은 조국과 분명히 선을 그었다. 열린민주당을 철저히 무시한 것이 그것이다. 실제로 열린민주당은 여론조사때보다 훨씬 낮은 득표를 하였다. 민심은 조국 사태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을 찍은 것이 아니라 조국과 더불어민주당은 거리가 있다고 여긴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리 생각한다.

그런데 미래통합당은 박근혜와의 구별을 정확히 하지 못했다. 우리공화당, 친박신당의 득표율을 보면 민심 역시 박근혜는 더 이상 선택의 요소가 아님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미래통합당은 분명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했고, 일부 지역구 의원의 경우 박근혜 탄핵은 잘못되었다고 발언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태도는 적어도 중도에게는 좋지 않았을 것이다.

여러 막말 파문의 경우도 그러할 것이다. 극성 지지자들은 당에 불만을 가져도 결국 투표에서 다른 선택을 하진 않을 것이다. 반면 중도는 쉽게 떠난다. 어찌보면 사소한 이유로.

좀 더 원인을 살피면, 각 프레임 전쟁에서부터 중도에게 무엇이 어필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도 각자의 고민이 달랐던 것 같다.

생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난 공수처법, 개정 형사소송법, 개정 검찰청법이 모두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경우에 따라서 위헌이거나 법체계에 맞지 않는 제개정이 있었다고 본다.

그런데 그 시작에 있어서는 검찰 '개혁', 경찰 수사권 '독립', 검경 수사권 '조정' 이런 표현이 있었다. 이 용어가 그 내용을 제대로 담는지, 그 부작용을 헤아리긴 한 것인지 강한 의문이 있지만 중도는 대부분 그 의문에 이를 이유조차 없다고 생각한다.

미래통합당의 미래가 어떨지는 모르겠다. 분명 거대정당인 것은 맞지만 견제능력을 갖추지 못하게 된 정당을 계속 유지하는 건 다음 정권 창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는 선택지를 강요받게 되는 국민의 입장에서도 결코 좋지 않다.

이번 선거를 바라보며, 미래통합당에 인물이 정말 없다고 생각했다. 토론회만으로 평가하면, 능력있는, 더불어민주당의 후보자와 비교해도 그 토론 능력 하나만큼은 분명히 더 출중하다고 여긴 인물들은 제법 있었지만, 결국 유권자들에게 더욱 각인되는 것은 그 인물 본연이 갖고 있는 이미지가 무엇인지.. 였다고 본다.

너무 정보가 많으므로, 많은 정보를 놓친다. 정보 탐색에 시간을 투하하기에는 먹고 사는 문제가 너무 크다. 결국 큰 메세지 몇 개와 인물의 이미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거기다 더해서 이런 것들만으로도 표심을 결정하는 쪽은 오로지 중도다. 코어층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안 바뀔 것이다.

이번 선거는 여러모로 안타깝다. 견제세력을 배출하지도 못했고, 지역구도는 더욱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야권이 적극 쇄신하였으면 한다. 야당이 이번 선거에서 박근혜 탄핵 정당하다고 외치고 다니고, 정권과 협력하여 코로나 극복 꼭 하겠다고 하며, 세월호 역시 잊지 않고 챙기겠다.. 막말 후보자는 즉시 제명하겠다... 이랬어도, TK 민심이 달라지진 않았을 것이다. 반면 중도 표는 좀 더 받았을 것이 분명하고...

그렇게 하지 않아서, 우리 국민은 큰 시험대 위에 올라가게 되었다. 어쩌면 정권의 국정 운영이 원활해짐에 따라 국가 위기 극복에 더 나은 결과가 있을 수도 있다고도 본다.

물론 아직은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부패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도 이런 걱정은 기우이길 바란다.

어찌되었든 선거 결과엔 승복하는 것이 민주주의 아니겠는가.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다수당이 된 이상 국정 운영을 정말로 잘해줬으면 한다. 그리고 다음 선거에서는 마음으로 지지할 수 있는 견제세력 역시 탄생하였으면 한다.


김연기 대표변호사 (법률사무소 이김)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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