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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범죄 처벌 강화해 아동과 여성 보호해야

최근 국민적 공분을 산 텔레그램 n번방의 아동, 여성에 대한 성착취 영상물의 집단 배포 범죄 사건을 계기로 성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를 비롯하여 성범죄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의 전환 및 법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다시금 제기되었다.

 

지난 17일 법무부는 성범죄에 대한 형사사법적 정책의 대전환을 기하겠다며 미성년자 의제강간 연령을 13세에서 16세로 상향하고, 성범죄 처벌에 대한 국제적 기준에 맞추어 형사사법적 처벌 요건을 정비하며 처벌 수위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발표하였다. 그에 따르면 조직적인 성범죄의 경우 가담자 전원을 전체 범행의 공범으로 기소하고 아동, 청소년 성착취물의 제작, 판매, 배포 및 소지의 경우 유죄확정된 범죄자의 신상정보의 공개와 피의자의 신상공개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성범죄를 '범행준비' 단계부터 차단하기 위해 합동강간, 미성년자강간 등 중대 성범죄를 준비하거나 모의만 하더라도 처벌하도록 '예비·음모죄' 신설도 추진한다. 비록 늦은 감이 있지만 성범죄 처벌을 국제기준에 맞추어 강화하고 미성년자 의제강간 연령도 상향 조정하겠다는 법무부의 발표를 환영한다. 새로 출범하는 21대 국회는 정부와 협력하여 성범죄의 예방 및 처벌을 강화하고, 성범죄의 피해자들, 특히 아동과 청소년을 보호하는 법제를 신속하게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성범죄의 처벌을 강화함으로써 범죄 예방 및 사법적 정의를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피해자의 보호이다. 불행히도 성범죄의 피해자가 수사기관의 조사 및 재판 과정에서 마치 피해자 개인의 잘못으로 범죄의 대상이 된 것 같은 취급을 받거나, 신상이 공개됨으로써 2차 피해가 발생하는 일들이 계속 발생하여 왔다. 특히, 아동과 청소년 피해자들이 겪는 심리적, 정신적 피해는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성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동등한 인격체로 보지 않고 본인이 강압적으로 유린할 수 있는 성적인 대상으로 보는 데에 기인한다. 얼마 전 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를 휩쓴 미투 현상을 보더라도 사회 지도층 인사들마저 이러한 기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n번방 사건의 용의자들이 아직 사회의 때가 묻지 않았어야 할 20대이거나 미성년자인 것도 충격적이다. 여성의 성대상화에 있어서는 우리 대중매체나 언론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 사회가 여혐과 남혐, 나와 다른 소수자 혐오에 사로잡히지 않고 서로를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하고 공감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야만 궁극적으로 성범죄를 줄이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 이는 비단 아동이나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위 '갑'과 '을'로 분류되는 권력 관계에서의 '을'이나, 소수자들은 항상 피해자가 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법제의 개선과 더불어 서로를 같은 인격체로 존중하고 서로 다름을 포용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도록 우리 모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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