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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자기 피알(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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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음란물 관련 사건을 보며 문득 십 수년 전 초임검사 시절 음란사이트 운영자가 구속되었던 사건이 떠올랐다. 구체적인 사건 내용까지는 잘 기억나지 않으나 당시 변호인의 변론 중에 "피고인은 미성년자가 음란물에 접근해서는 아니 된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사이트 보안을 철저히 하여 공익에 기여하였다"는 언급이 있었는데, 이 때 방청석에서 허탈한 웃음소리가 났던 것은 기억난다.

 

아무리 생각해도 피고인이 '공익에 기여' 한 것 같지는 않은데, 구속되어 다급한 마음에 무리하게 주장하다가 방청석에서까지 웃는구나 여겼다. 나중에 선배 검사로부터 "아마 수임료를 받은 변호인 입장에서는 피고인의 주장이 터무니없더라도 차마 거스를 수 없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변호사도 쉽지 않은 직업이겠다' 생각하기도 하였다.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양형에 참작할 자료를 제출하거나 주장할 때 '이것이 정말 맞는 내용일까? 허위나 과장, 왜곡 아닌가' 합리적으로 의심되는 경우라면 그것이 도움 되기는커녕 오히려 안 좋은 결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비단 형사절차가 아니라 하더라도 겉으로는 소위 '스토리'가 있어 보이나 허위 또는 속빈 강정인 것보다, 진심이 솔직히 전달될 때 호소력이 가장 크더라.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속마음을 감출 수 있는 기간은 보통 1년을 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지근거리에서 나를 매일 보아 나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가족이나 동료로부터 진심어린 존경을 받는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진정 성공한 사람이다. 입 발린 말이나 지속하지 못할 행동보다 내가 드러내고자 하는 그 모습으로 정말 변화되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이 진정한 자기 피알(PR)이 아닐까. 나를 아무리 잘 포장한다 한들 가정, 직장, 사회 등 내가 속해 있는 곳에서 결국 '나 자신', '내 본질’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사람은 서로 비칠 수밖에 없으니까.

 

'물에 비취이면 얼굴이 서로 같은 것 같이 사람의 마음도 서로 비취느니라.'(잠언 27장 19절)

 

나는 오늘 '진정한 자기 피알'을 한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위선'을 저지른 것인가.

 

 

이성식 부장검사 (수원지검 성남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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