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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착륙과 패권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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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한 사람에게는 작은 발자국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 무려 반세기 전,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발을 디디면서 한 이 말은 냉전 체제 속 미국과 소련(현 러시아)의 치열한 우주경쟁에서 미국이 승리했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처럼 수십억 년간 지구를 돌던 달이 국제사회의 패권경쟁의 대상이 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랬던 달이 다시 한 번 패권경쟁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지난 6일 트럼프 미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미국인들은 달과 화성 등의 자원을 상업적으로 탐험, 발견,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2024년으로 예정된 미국의 달 복귀계획에 앞서 우주 개발에 민간 기업의 개입을 용인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의사를 비친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미국이 '달 조약' 비준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이다. '달 조약'이란 UN 결의를 통해 1984년 발효된 '달과 기타 천체에서의 국가 행위를 규율하는 조약'을 의미한다. UN은 이 조약을 통해 달과 다른 천체의 자원이 국제사회 모두의 이익을 위해 평등하게 사용되도록 규정하고, 군사적인 목적의 사용을 방지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평화 및 평등을 대전제로 한 이 조약은 정작 우주탐사가 가능한 국가인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및 EU 주요국가들이 체결을 거부하면서 (우리나라도 미체결), 총 18개의 체결국만을 보유한 유명무실한 조약이 되어 버렸다.

 

미국이 '달 조약'을 따르지 않겠다고 재확인한 것은 앞으로 우주 천체에서 발굴하는 자원을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만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 우주항공국에 따르면 달에는 청정에너지원인 헬륨3이 1백만 톤 이상 매장되어 있어 인류 전체가 수백 년 이상 쓸 수 있고, 희토류·우라늄·백금 등 희귀자원도 풍부하다고 한다. 미국이 작년 12월 미국 우주군(Space Force)을 미 공군으로부터 독립시킨 것 또한 이에 대비한 목적으로 보인다. 이에 질세라 중국, 일본, 인도 및 러시아도 2030년 전까지 달 착륙 또는 기지건설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어릴 때부터 꿈꿔오던 달의 탐사 및 개발이 곧 이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가슴이 뛰기도 하지만, 편견과 차별 없이 전 인류를 위해 밤하늘을 지켜주던 달이 자칫 특정국가의 이익만을 위한 패권경쟁의 대상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김동현 수석 미국변호사/FLC (DLA Pi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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