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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근로시간제와 포괄임금제의 결부 관련 제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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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제의 배경

근로시간 단축의 시대가 도래했다. 2019년 '유연근로시간제 가이드'가 발표되었고 실무에서도 탄력적·선택적·간주·재량근로시간제, 보상휴가제에 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 유연근로시간제 전반에 대한 가이드 제시는 시의적절한 면이 있다. 

 

다만, 최근에 가이드가 제대로 정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각 제도는 예전의 법체계에 머물러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세계적 확산은 외국은 물론 대한민국에도 재택근무제, 순환근무제, 맞춤근로제, 자율근로제, 집중근로제 등이 시행되는 환경을 창출하였는데, 이러한 변화 이후에 우리나라는 '노동개혁'급의 유연근무제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인다. 

 

그런데 실무상 유연근로시간제를 행할 경우, 포괄임금제를 병행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경우에 따라 포괄임금제만을 시행하면서 사실상 유연근로시간제처럼 운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포괄임금제는 법적으로 유효성 논란이 있는 제도이고 실제로 근로시간에 대해 작용하여서는 안 되므로 유연근로시간제 운용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 포괄임금제와 유연근로시간제의 병행은 실무상으로 운영될 여지가 있겠으나, 법논리적으로 볼 때 포괄임금제가 유연근로시간제를 갈음하거나 포섭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제도적인 변칙이 발생할 수 있다.

 

유연근로시간제와 관련하여 문제점이 큰 포괄임금제 운용은 다음의 유형으로 볼 수 있다.

 

첫째, 대체형 또는 침해형이다. 포괄임금제가 유연근로시간제를 침해하는 경우다. 유연근로시간제는 법에서 정한 요건과 취업규칙·노사합의 등의 절차를 엄격히 준수할 필요가 있고, 이에 위반되는 경우 원칙적으로 법정근로시간제(주 최대 52시간)로 치환될 수 있다. 그런데 포괄임금제라는 명목으로 실제 유연근로시간제를 실시하지 않으면서도 유연근로시간제를 대체하거나 침해하는 것은 위법, 무효로 볼 여지가 생긴다. 포괄임금제가 사실상 적합하지 않은 업종, 직군에서 포괄임금제가 전방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현실에서는 바로 이러한 대체형·침해형이 가장 큰 문제로 보인다.

 

둘째, 참칭형이다. 겉으로는 유연근로시간제를 시행한다고 하고 있으나, 근로계약상 포괄임금제를 실시하고 있어 사실상 포괄임금제만을 위주로 (근로시간과 임금 등을) 운용하는 경우를 말한다. 특히 초과근로의 경우 유연근로시간제에 따라 '근로시간'의 한도가 설정될 여지가 발생하지만, '임금'의 경우 포괄임금제의 약정을 우선한다거나 그에 따라서 임의지급될 경우에는 사실상 유연근로시간제를 위반하는 경우에도 초과수당을 지급하여야 하는지 논란이 발생한다. 현재 유연근로시간제에 대하여는 관할 행정청의 관리감독이 엄격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기존에 포괄임금계약에 따른 정액 수당지급을 만연히 묵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에 관하여 "유연근무시간 제도를 활용해서 인력운용이 가능한데도 굳이 포괄임금제를 도입한 경우에는 그 유효성을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라는 의견도 개진되고 있다.(홍준호, 포괄임금제의 유효성과 최저기준의 원칙, 인권과 정의 2020.3.)

 

 

2. 구체적 문제점1: 근로시간 체계의 기반 와해 및 장시간 근로 조장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한하여 운용되어야 함에도 실제로 우리나라 전 사업장의 상당수(통계상 50% 이상)에서 적용되고 있는데 이는 장시간 근로를 조장한다. 상기한 대로 대체형의 경우에는 법정근로시간을 준수하지 않아도 근로자가 개별적으로 근로시간위반, 임금체불 등을 이유로 진정·고소·제소하지 아니하는 한, 사업장의 관례처럼 계속 운용될 수 있다. 참칭형의 경우에도 정액급을 명목으로 간주근로시간제, 재량근로시간제를 운용한다고 하면서 무한대근로와 수당미지급을 초래할 수 있다. 포괄임금제와 잘못 결부된 유연근로시간제는 근로시간체계를 와해하고 장시간 근로를 조장하여 근로시간 전반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3. 구체적 문제점2: 임금 산정체계의 기반 변동
포괄임금제는 임금에 관한 산정체계의 기반을 흔들 수 있는데, 이에 따라 법정근로시간제를 탈피하고자 하는 유인이 생긴다. 포괄임금제가 법정화된 임금체계가 아님에도 관례상·법리상 묵인되었다는 것으로서도 이미 임금과 관련한 주요 법제도를 와해하는 문제가 발생하였기도 했다. 또한 유연근로시간제를 대체하거나 참칭하는 경우에는 적정의 근로시간으로 보호하거나 초과근로수당을 보장하는 유연근로시간제의 목적에 상반하게 된다.


4. 개선방안1: 포괄임금제의 문제점 탄핵(감쇄)

유연근로시간제는 근로시간의 원칙에 대하여 예외를 정한 것으로서 그 제도운용의 묘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포괄임금제가 기존처럼 계속 확산할 경우에 근로시간 단축의 시대적 조류에 반하고 아울러 유연근로시간제의 대안 효과는 상당히 상쇄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대한민국 노동현장에서는 포괄임금제가 내포하는 기존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하여 인지하여야 하고, 이러한 문제점이 향후 유연근로시간제 운용에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5. 개선방안2: 포괄임금제의 무효성 선언(제한) 필요성

포괄임금제는 법정근로시간제를 탈피하는 제도로 악용될 소지가 있고 초과임금에 대한 지급을 회피하는 문제가 있어, 그 폐기 논의까지 나오고 있다. 제20대 국회에서는 포괄임금을 무효(금지)로 하여야 한다는 입법안도 여러 개 확인된다. 포괄임금제의 전면적인 금지(무효)와 제도적인 폐제는 입법적으로나 행정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상당히 남아 있다. 그러나, 포괄임금제가 변칙적으로 활용되거나 법정근로시간에까지 영향을 주는 문제에 있어서는 명확히 무효성을 선언할 필요성이 있다.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한정적으로 운용되어야 한다는 기존의 법리를 보면, 유연근로시간제 중에서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보상휴가제 등에서는 포괄임금제를 명확히 무효로 볼 소지가 있다. 그 외에 간주·재량근로시간제의 경우에, 포괄임금제가 적합하다거나 유효하게 운용될 여지가 있는지에 대하여는 논의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포괄임금제가 유연근로시간제를 대체·참칭하는 경우 등이라고 한다면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만일 간주·재량근로시간제 하에서 포괄임금계약을 운용하는 경우에도 기본적으로 근로시간의 측정을 시도하거나 자료를 구비하도록 하고 그에 따라서 포괄임금제의 유무효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즉, 현재의 간주근로시간제와 재량근로시간제가 가지는 제도적인 한계를 입법적·행정적으로 충분히 보완한 연후에 포괄임금제와의 결부 운용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내놓을 필요가 있다.

 


6. 소결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제도의 근간을 훼손할 수 없고, 근로시간의 예외로서 운용될 수 있는 유연근로시간제를 대체하거나 참칭하여서는 안 된다.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실사례에서는 명확하게 근로시간(Time Sheet)에 대한 자료를 확인하고 그 제도적인 운용을 꾀하고 있으므로 포괄임금제가 들어올 여지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만일 포괄임금제가 근로시간의 영역으로 개입하는 경우로서, 간주·재량근로시간제의 경우에는 (포괄임금제와 유연근로시간제의) 요건과 대상을 엄격히 적용하고 행정청이 사전·사후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는 등 획기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다른 방향에서 보면, 포괄임금제 자체를 입법적·행정적으로 개선하면서 근로시간의 각 제도를 침해하지 못하도록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입법적·행정적 개선은 포괄임금제 자체를 근로기준법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하면서도 그 개입 영역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포괄임금제의 적용이 어려운 법제도를 열거하고 포괄임금제가 적용되지 아니하는 업종, 직무를 명확히 명시하는 한편 근로시간 계산이 가능한 여지가 있는 사업장 전부에 근로시간계산·보관 등의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도 가능하다(위반 시 제재 포함).


따라서 유연근로시간제가 활성화되고 있는 지금은 기존의 포괄임금제가 제반 근로시간제도에 영향을 주는 것을 방지하는 방안까지 모색할 시점이다. 합법성, 유효성으로 논란 중인 포괄임금제에 대하여, ① 유연근로시간제의 제도적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면서 포괄임금제를 한껏 흡수하는 개편을 진행하거나 ② 적어도 포괄임금제를 법 제도 내에 들여와 포괄임금제의 운용이 법정근로시간, 유연근로시간제 등에 악영향을 주지 못하도록 하는 개선이 필요하다. 물론 그에 앞서서, 실무상 포괄임금제의 근로시간 준수·위반 사례를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고, 유연근로시간제와 관련하여서는 각 제도적 결합의 실무례를 분석하고 포괄임금계약이 병존하는 경우를 가정하여 선제적으로 규제하는 대응 또한 필요하다.

 

 

유재원 변호사·공인노무사(법률사무소 메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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