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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법원은 군사 분야도 공동조 만들어 심리 강화해야

대법원의 잘못된 판단을 군사법원이 바로잡는 보기 드문 일이 발생했다(본보 4월 2일자 1면 참고). 군사시설 내에서 발생한 군인 간 폭행 사건에 대해 고등군사법원이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대해 대법원이 반의사불벌죄란 이유를 들어 공소기각 취지로 파기환송한 게 문제의 발단이었다. 군형법 제60조의6은 '군인등에 대한 폭행죄의 특례'를 규정하면서 군사시설 내에서 군인을 폭행한 경우에는 반의사불벌죄에서 제외하도록 명시하고 있는데도 대법원이 이를 간과해 잘못 판단한 것이다. 이후 파기환송사건을 담당한 고등군사법원은 환송판결의 기속력 문제를 염두에 두면서도 "대법원이 군형법 특례규정을 간과한 것이 너무도 명백하다"고 부기하면서 해당 사건에 대해 다시 유죄판결을 선고했다. 결국 재상고심에서 대법원이 환송판결의 기속력 위반을 상고이유로 삼은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면서 이 사건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 사건은 환송판결의 기속력과 관련한 법리 논란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대법원의 전반적인 사건 심리 시스템이 적절하게 가동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떠올리게 한다. 대법원은 대법원장 외에 대법관 12명과 수십 명에 달하는 재판연구관들의 조직을 두고 매년 수만 건의 사건들을 처리하고 있다. 그동안 대법관 판결이 아니라 재판연구관 판결이라거나, 소부 간에 어긋나는 판결을 선고했다거나 하는 세간의 비판도 있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나름대로 존중을 받아왔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번 사건을 보면서 대법원도 기초적인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최고법원의 위상에도 다소 흠이 생길 수밖에 없게 됐다. 몇 년 전 국방부와 국회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군사법개혁 방안에 따르면 군사법원 관할 사건의 항소심을 고등군사법원이 아니라 민간 법원이 담당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과연 법원이 이에 대한 대비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법원조직법 제7조 2항에 따르면, 대법원장은 대법원에 행정·조세·노동·군사·특허 사건 등의 심판을 위해 특정한 부를 둘 수 있지만 아직까지 전문부를 설치하지는 않고 있다. 대신 대법원에 공동재판연구관들로 구성되는 공동조 7개(헌법·행정, 민사, 상사, 형사, 근로, 조세, 지적재산권 분야)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군사 분야는 공동조조차도 만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과 같은 군인 간의 형사사건, 병역법위반·군형법위반 사건 외에도 방위산업 분야 사건 등 군사 전문분야에 관한 지식이 바탕이 되는 사건들이 적지 않다. 기초적인 판단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국방부로부터 장기군법무관의 파견을 받거나 군법무관 출신 변호사를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군사법개혁을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재판연구관 조직 내에 군사 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조직을 설치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