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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가압류 재판관련 유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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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부터 필자가 받았던 가압류 보정명령 중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것을 11년째 모아오고 있다. 수십여 건에 이른다. 법원별로 담당 판사별로, 경우에 따라서는 전임 담당판사와 후임 담당판사에 따라 그리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보정명령의 내용이나 혹은 현금공탁 등의 내용 등이 어떠했는지 자연스레 비교가 된다. 

 

돌이켜 보면 우리 사회에서 가압류 재판관련 처음으로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IMF때 가압류 사건의 폭증을 겪은 후 2003년 '전국신청판사회의'를 거쳐 재판예규를 통해서 가압류진술서제도의 도입, 담보제공기준의 강화 등이 시행되면서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전국 통일적으로 제도를 시행하였기 때문에 법적 안정성이나 예측가능성 등에서는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2009년께부터는 이러한 공식적인 제도개선을 통해서가 아니라 갑자기 서울 N법원에서 보전소송의 폭주 원인을 '보전명령의 남용' 때문이라고 진단한 후 심리의 중점을 '보전의 필요성'에 두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하여 매우 엄격한 기준 하에 보전처분 재판을 하기 시작하였다. 시범재판부도 아니었고 제도개선에 따른 것도 아니었다. 특정 법원에서만 이렇게 치고 나가다 보니 많은 혼란이 있었고, 풍선효과를 유발하여 N법원에 접수할 사건이 D법원으로 몰리는 웃지못할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그 후에도 공식적인 제도개선은 없이 일부 법원별로 점차 이러한 경향이 확대되어 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점점 가압류의 예측가능성이 어려워졌고 특히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문제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채무자가 가까운 장래에 영업을 폐지할 것이라고 소문을 내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이것을 소명하라고 하는 등 보정명령을 내린 판사님은 그것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갈 때도 있다. 나아가 본래 채무자의 손해를 위한 담보제도인 현금공탁을 가압류를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게 되면서 현금공탁의 여부 및 그 기준도 종전과 달리 예측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여러 가지 법원의 변화들은 결국 가능하면 가압류를 어렵게 하고 억제하려는 노력이었다고 정리할 수 있고 법원에서도 많은 고민과 고충이 있었을 것이다. 물론 그동안 우리 사회의 가압류제도 운영에 문제점이 있었다면 이를 재검토해서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민사소송, 가압류, 민사집행, 채무자 회생 및 파산 등 여러 가지 제도는 각자 자신의 기본적인 존재이유와 역할이 있는 것이다. 도산절차에서는 채권자들의 권리보호보다는 채무자의 갱생과 회생이, 소송절차에서는 신중한 심리와 공정한 재판이, 민사집행은 승소하여 집행권원을 획득한 채권자의 강제집행 실현이, 가압류 제도는 채권자의 긴급한 권리구제가 그 본래의 존재이유일 것이다. 가압류 제도가 그 본래의 역할이 아니라 재산을 면탈하는 채무자를 보호하는 방패막이 같은 역할을 해서는 곤란하다. 그리고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결되는 중요한 가압류 재판제도 같은 것을 개선함에 있어서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예측가능성이 있게 입법절차를 거쳐 통일적으로 개선을 해야지, 특정 법원 등에서만 신념에 따라 먼저 치고나가는 식으로 제도개선을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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