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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성 성착취 영상거래 엄벌하고 피해자 보호 강화해야

이른바 '텔레그램 집단성착취 영상거래 범죄'가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이 사건은 범행 수법, 가담자 숫자, 피해자의 연령 등에서 충격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입에 담거나 기사로 제대로 쓸 수 없을 정도로 추악하다. 버닝썬 사건, 소라넷 사건 등 이와 유사한,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잔인한 범죄들이 이미 있었지만 이번 사건은 어쩌다 이런 일이 생겼나 하는 탄식이 나온다. 이번 사건이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일부 남성들의 개인적인 일탈이 아닌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사건을 총체적으로 수사하여 범행의 전모를 밝혀야 한다. 운영자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지만 그 밖에도 수많은 가해자들이 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저히 수사하여 엄벌해야 한다. 검찰과 경찰의 우수 인력을 투입하고 적극적인 해외 공조 등 수사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가담자 가운데 자수하고 수사에 협조한 사람들에 대한 처벌 경감 조치도 고려해 볼 만 하다. 그동안 성폭력 사건에 대한 미온적인 처벌 관행이 이번 사건이 발생하는데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 법원의 선고 형량과 현저한 차이를 보여 심지어 10분의 1 이하의 수준인 경우도 있었다. 

 

가해자 엄벌에 그칠 것이 아니라 피해자 지원 방안에도 주목해야 한다. 피해자들은 이미 삶이 파괴되었으며 신상이 공개되어 성폭력 범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들의 공포감, 고통, 어려움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영상이 더 이상 유통되지 못하도록 노력해야 함은 물론, 피해자에 대한 경제적 지원, 의료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다시는 이런 사건이 재발할 수 없도록 하고, 만일 발생하면 국민의 법감정에 맞게 빠짐없이 처벌되도록 관련 법규를 정비해야 한다. 모바일 기술 발전에 따른 디지털 성범죄 처벌 및 피해자 보호에 대한 입법 공백은 여러 차례 지적받아왔다. 국회의원들의 안이한 생각과 잘못된 현실인식이 이런 문제를 가져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대법원 양형 기준도 너무 낮아서 내부에서 조차 지적이 있었다. 

 

장기적으로는 이 사건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공론화하여 고쳐나가야 한다. 이런 상황들은 여성 혐오,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보는 의식과 문화를 바꾸지 않는 한 계속 나타날 것이다. 사건이 터질 때만 관심이 폭발했다가 가라앉으면 잊고 마는 식으로는 또 다른 '악마'가 탄생할 수밖에 없다. 사건 수사와 재판이 끝난 후에도 냉정하게 고민하면서 꾸준하고도 집요하게 분노하는 국민이 많아져야 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