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사설

국가송무 개선은 거시적 틀에서 지속 추진되어야

법무부가 3월 4일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시행령 개정안은 각급 검찰청의 장의 행정소송 지휘권을 폐지하고, 법무부장관이 직접 지휘하며, 국가소송(국가를 당사자 또는 참가인으로 하는 소송)에 있어서는 각급 검찰청의 장에게 수행권한을 위임하는 현행방식을 유지하되, 검찰총장 및 고등검찰청장의 승인권한을 폐지하고 법무부장관의 승인권한만 인정하고 있다. 한편 법무부는 시행령 개정과 함께 국가송무과를 송무국 형태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의 핵심은 '검찰의 행정소송 지휘권한 폐지, 국가소송에 있어 검찰의 승인권한 폐지'라는 점에서 법무부의 '검찰 힘빼기'라는 의혹과 함께 민변의 영향력이 과도해 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의 국가송무기능 재편과 국가송무과의 송무국으로의 확대는 오래전부터 추진되어 왔던 내용이다. 법무성 산하에 법무국 및 지방법무국을 두어 송무, 등기, 성년후견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법무부 산하에 그와 같은 기능을 수행할 조직이 없어 국가송무기능이 검찰에 위임되어 수행되어 왔다. 검찰은 기본적으로 수사 및 공소유지 기관이라는 점에서 국가의 인력과 예산이 허용한다면 검찰보다는 법무부와 그 소속 송무조직을 통하여 국가송무를 수행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법무부가 밝힌 시행령 개정 취지는 '전문성에 기한 통일적인 송무 수행'이다. 그런데 국가송무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방안이나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고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찰에 위임되어 있는 행정소송의 지휘권을 회수하는 것 만으로는 그와 같은 취지를 살리기는 어렵다. 국가소송의 수행은 국가의 대표자인 법무부장관의 권한이자 책무이며, 행정소송은 피고인 행정청의 장의 권한이자 책무이다. 즉 국가소송은 법무부에서, 행정소송은 각 행정청에서 수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이번 개정안은 법무부가 직접 수행하여야 할 국가소송은 그대로 둔 채 행정소송에 대한 지휘체계만을 변경시키고 있어 국가송무제도 개선의 취지에 맞는지는 의문이다. 더욱이 행정소송은 사건 수가 매우 많고, 전국적으로 산재한 각 행정청 별로 소송이 진행되고 있으며, 그 지휘는 소송행위에 대한 단순 승인 만이 아니라 소송전략을 논의하고, 행정청 소송수행자의 법률적 지식을 보충하여 주는 것도 포함된다. 그러므로 전국적 조직없이 과천에 소재한 법무부에서 전국의 행정청 소송수행 공무원들에 대해 효율적인 지휘가 가능할지는 의문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하여 검찰의 행정소송 지휘권이 폐지되는 것에 그치고 국가송무의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수행을 위한 개선안들이 추진되지 않는다면 '검찰 힘빼기'라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이번 시행령 개정이 국가송무제도 개선이라는 진정성에 기한 것이라면 법무부는 송무국 신설 외에 법무부 산하 송무조직의 설치, 국가소송과 행정소송, 나아가 헌법재판과 국가배상까지 포함하는 체계적·통일적인 수행체계의 구축 등 거시적 틀에서 국가송무제도의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