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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고법부장 폐지 향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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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6년 임기를 마친 조희대(63·사법연수원 13기) 대법관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판사와 직원들의 건강을 염려해 퇴임식도 생략한 채 34년간 몸 담았던 법원을 떠났다. 그 흔한 퇴임사 한 줄 내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에 퇴임 후에도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판사는 판결로 말하는 것"이라며 정중하게 고사했다. 오로지 재판업무에만 매진했던 그의 지론을 법관들로부터 익히 들어왔던지라 고개가 끄덕여졌다.

 

국회는 5일 본회의를 열고 고등법원 재판부(部)에 부장판사를 두도록 한 법원조직법 제27조 2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개정안이 가결되자 법조계는 환영의 목소리와 함께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서도 판사들을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 새로운 동인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가장 많았다. 해결책으로 판결문 공개 전면 확대와 사건 처리율 및 대법원에서의 파기율 공개 등이 거론됐다. 모두 판사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투명하게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들이다. 

 

기자 눈에 가장 띄는 대책은 판결문 공개 전면 확대였다. 나머지 방안도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사건 처리율에 매몰되면 판사들이 업무의 질보다 양에 치중할 우려가 있고, 파기율이 지나치게 부각되면 독립된 법관으로서 소신 있는 판결을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는 일찍부터 판결문의 전면 확대를 요구해왔다. 판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누가 제대로 재판을 했는지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웰빙 판사'에 대한 견제 강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해 9월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좋은 재판'을 강조하며 "사법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전관예우와 같은 불신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 확정된 사건은 물론 미확정 사건의 판결문 공개 범위도 과감히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는 조 대법관의 말처럼 대법원은 고법부장판사 승진 제도 폐지를 계기로 판사들의 노력이 담긴 판결문 공개 전면 확대를 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법원이 국민들로부터 신뢰 받는 방법은 가까이에 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