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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판중단 사태 방지 위해 비대면 재판제도 도입해야

코로나19 사태로 온 국민이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전염병 확산을 막자는 인식이 공감을 얻고 있다. 교정시설 내에서는 이미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하였고, 법무부는 교정시설 내 수용자 안전을 위해 스마트폰을 이용한 일반 접견만 허용하거나 변호인의 교정시설 방문도 최대한 자제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대법원도 지난 달 24일 각급 법원에 2주간의 임시휴정을 권고한 데 이어, 지난 3일 다시 휴정기간을 2주간 더 늘릴 것을 권고하였다.

 

이 같은 이유로 전국 법원의 재판이 4주 이상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 발생하였는데, 언제 사태가 진정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침 서울고등법원의 일부 민사재판부에서 영상기기를 이용, 화상재판을 실시해서 주목을 끌었지만, 이것은 민사소송규칙이 변론준비절차에 한해 원격 재판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일반 재판절차에서는 증인이나 감정인의 원격 신문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근거규정을 두지 않고 있어 제도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전국 단위의 재판 지연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방책을 세우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정작 코로나19 사태의 발원지인 중국에서는 이미 화상재판을 진행하고 있어 우리나라와 대비가 된다. 중국은 2017년부터 화상재판 제도를 도입하였고 지금은 일반 법원에서도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재판을 시행하고 있다. IT 산업에 있어서는 최첨단이라고 자부하는 우리나라가 전염병 사태로 재판을 제대로 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너무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법정이라는 공간에서 법관과 사건 당사자들이 한 데 모여 공개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밀실재판의 폐해를 방지하고 당사자의 법관 앞 진술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이미 화상재판을 실시한 서울고등법원의 법관과 당사자들은 전혀 불편한 점이 없었다는 것이고, 전문가들도 화상재판 실시를 위한 기술적 뒷받침은 이미 충분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과 같이 커뮤니케이션 기법이 고도화된 시기에도 모든 재판 관계자들이 물리적으로 한 공간에 모여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재판진행방식인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사태 등 국제적인 전염병 유행 사태가 5~6년 단위로 발생하고 있는데,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언제라도 전염병 문제로 재판이 미뤄지는 사태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한다.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제대로 보장하기 위해 온라인 재판, 화상재판과 같은 비대면 재판제도의 도입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