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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가압류 재판관련 유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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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압류 재판의 대표적인 특징은 바로 긴급성이다. 그러다 보니 가압류를 통한 권리보전의 가능 여부는 채권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1심으로 그것도 대부분 1~2주의 매우 짧은 기간안에 결정나며 끝난다고 할 수 있다. 가압류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민사 본안사건의 경우와 달리 불복(즉시항고)이 거의 제기되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가사 잘못된 가압류 재판이 있었다 해도 채무자는 비록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결국 이의나 취소로 구제받을 수 있고 공탁이나 보증보험 등 손해담보도 제공되어 있으나, 채권자의 경우 채무자의 재산처분으로 본안에서 승소해도 아예 집행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 치명적인 결과가 될 수 있다. 이렇게 가압류 재판이 채권자에게 가져다주는 의미는, 불복을 통해 권리구제의 기회가 실질적으로 다시 보장되고 있는 본안소송의 재판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따라서 특히 채권자의 가압류 신청이 그 피보전권리가 명백하여 승소가능성이 많은 경우 매우 불확실한 보전의 필요성 문제 등을 이유로 기각할 때에는 이러한 점이 참작되어 더욱 신중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채권자의 가압류 신청을 인용하더라도 긴급성이 요청되는 가압류 재판에서의 심리지연은, 본안소송에서의 재판지연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법원에서 사실 보정명령을 내릴 사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한 보정명령을 발하는 바람에 그 보정명령을 송달받고 이에 응하느라 긴급한 보전처분이 지연되고 그 사이에 채무자의 재산처분 등이 있게 되면, 채권자에게는 단순히 재판지연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사실상 권리구제의 기회를 상실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치명적일 수 있다.

 

가끔 긴급한 권리구제 제도인 가압류 재판과 병원의 응급실을 비교해보곤 한다. 물론 단순비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의사의 경우에는 매우 위급한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이라 해도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안타깝지만 의료과오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문제가 종종 발생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의료사고의 경우 입증책임의 전환까지 문제되고 있다. 반면, 가압류 재판을 담당하는 법관은 자신이 잘못 판단한 재판 특히, 피보전권리가 명백했고 추후 본안에서 승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고 잘못 판단해서 가압류 신청을 기각하는 바람에 채권자가 본안에서 승소판결을 받고도 사실상 집행을 못하게 되는 일이 발생해도 법관은 이에 대하여 사실상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가압류 재판을 담당한 법관에게 의료사고 책임 지듯이 잘못한 재판에 대한 책임을 묻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아니다. 그리고 재판인력의 한계 및 여러 여건과 상황상 신속하면서 적절한 가압류 재판을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자력구제가 금지되는 법제 하에서 법원의 긴급한 권리구제제도인 가압류 제도가 가지는 본래의 기능과 역할 그리고 그 재판이 당사자에게 주는 제반 영향 등을 매우 신중하게 고려하여 제도가 운영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법원의 재판은 그것이 설사 부적절한 보정명령이라 해도 당사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재판기준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과연 적절하고 정당한 내용의 보정명령인지 여부도 신중하게 고려해서 보정명령을 발령하였으면 한다.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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