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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증인'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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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사실관계를 잘 아는 증인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거기에다 객관적으로 신빙성 있는 진술을 할 수 있는 증인을 찾는 일은 더 쉽지 않다. 그리고 그 증인이 스스로 수사기관이나 법정에 출두하여 사실 그대로 진술하도록 하는 일은 더욱더 어렵다.

 

친척, 친구, 동료, 직원, 기타 이해관계가 있는 증인이 아닌 경우에 여러 가지 거북함과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진술을 하려고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증인의 입장에서는 자신과 관계없는 일에 시간을 내어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진술을 하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불편하거나 불쾌한 상황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느 형사사건에서 구체적인 사실을 진술한 증인이 있었는데, 피의자가 그 증인에게 한밤중에 전화를 해서 욕설을 퍼부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어떻게 그러한 진술 사실과 개인 연락처가 누설되었는지 여부는 차치하고, 증인은 "자신은 아는 대로 이야기하려고 서울에서 지방까지 내려가 수사에 협조한 것인데, 왜 이런 일을 당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불평을 하였다. 피해자 측은 수사기관에 정식으로 강력 항의를 하였고 담당 형사는 "피의자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였다"고 말하였다. 그 이후 불미스러운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그 뿐이었다. 그 증인은 이후 더 이상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일이 생기지 않더라도 다른 사건의 법정에서 상대방 변호사로부터 거친 추궁까지 당하고 나서 "마치 자신을 죄인 취급하는 것 같아 매우 불쾌하였다"고 토로하는 증인을 보았다. ‘그 진술로 유리하게 된 당사자로부터 금전이나 기타 이익을 제공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아 황당하다는 증인도 있었다. 또 "자신은 기억나는 대로 사실만 진술했는데, 재판장님의 의심에 찬 질문에 답답했었다"는 증인도 있었다.

 

심지어 자신의 진술에 대하여 법적 문제에 직면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법정에서 경험한 것을 기억나는 대로 진술하였는데,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위증죄로 고소한 경우, 좋은 뜻으로 진술을 하려고 했던 증인에게는 날벼락 같은 일이 되어 버린다. 

 

증인이 피해자일 경우에는 부족하나마 법적 보호를 받을 장치가 있지만, 피해자 아닌 증인의 경우에는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 예를 들어,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은 대상범죄가 매우 제한적이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 9(보복범죄의 가중처벌 등)는 '보복의 목적'을 요건으로 하고 있어서 그 입증이 용이하지 않다. 이처럼 실제 증인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는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우리 법 제도는 증인에 대하여 여비 외에 특별한 대가나 보상을 하지 않는다. 사법 제도의 정의로운 운영을 위해 시민의 자발적 참여는 필수적이고, 그 중 하나가 '증인'으로서의 사법 참여일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리스크가 많은 일을 감수한 '증인'에게 우리는 얼마나 진심어린 경의를 표하고 있을까? 더 나은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서라도, 이해관계 없이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은 '증인님'을 법적으로 더 보호하고 더 보상하는 방법을 다함께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조정욱 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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