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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조인 윤리선언’ 제정 의미를 되새기자

최근 대한변호사협회가 발표한 변호사 징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변호사법이나 변협 회칙 등을 위반해 변호사가 징계된 건수가 116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대량 징계는 지난 한 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변협이 발간한 ‘징계사례집 7집’에 따르면, 2015~2018년까지 4년 동안 이뤄진 변호사 징계는 모두 541건에 달한다. 2011~2014년 149건과 비교하면 3.6배나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변호사 수는 2배 증가했다. 최근에는 검사 출신 변호사가 검찰 로비 명목으로 의뢰인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가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조계에 충격을 주었다.

 

윤리의식이 엷어진 것은 판사와 검사도 마찬가지다. 지방에 근무하는 한 판사는 수년간 다른 여성과 내연 관계를 맺어오다 추궁하는 아내와 말다툼을 하던 중 상해를 입혔다가 품위손상을 이유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혈중알코올농도 0.163% 상태로 운전하다 적발된 다른 판사는 감봉 2개월을 받았다. 또 수도권에 근무하던 한 검사는 여성수사관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사회에서 정의를 선언하는 역할을 하는 법조인은 다른 어느 전문가보다 높은 윤리의식을 갖추어야 하고 준법의식이 투철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법이나 규칙을 위반해 징계를 받는 법조인이 늘고 있다는 점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판사나 검사, 변호사가 이미 신뢰를 잃었다면 판결이나 기소, 변론 내용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당사자는 물론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할 뿐이다.

 

법조윤리협의회가 제정한 ‘법조인 윤리선언’이 거의 사문화된 것도 법조인의 윤리 경시 풍조와 무관하지 않다.

 

법조윤리협의회는 2015년 11월 25일, 1개의 전문과 6개의 개별조항으로 구성된 법조인 윤리선언을 선포했다. 여기에는 △인권옹호와 정의실현 △일체의 부정 배격 △약자 권익옹호 및 국민 권리보호 △지위·권한 남용 금지 △직무 수행에 성의를 다할 것 △윤리의식 고양 및 윤리규범을 철저히 준수할 것 등이 담겨 있다.

 

이 선언은 법조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새내기 법조인에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 역할을 하고, 법조계 윤리 확립과 건전한 법조풍토 조성을 위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이라도 법조인들은 윤리선언의 제정 의미를 되새기고 윤리의식을 높여 나아가야 한다. 변협도 변호사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실무연수 때 새내기 변호사들에게 이 윤리선언의 의미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로스쿨은 학생들에게 윤리시험 통과를 위한 교육에 그칠 게 아니라 법조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윤리를 가르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법원과 검찰은 임용식 때 ‘법관선서’나 ‘검사선서’ 의미를 강조하는 한편 판·검사 연수 때 윤리연수를 강화하고, 변협 역시 현재 연간 1시간인 윤리연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 이처럼 로스쿨생과 새내기 변호사, 기성세대 법조인으로 3단계에 걸쳐 윤리교육을 한다면 법조인의 윤리의식은 한층 강화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근간이 되는 법제도를 운영하는 법조인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높아진다면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가 향상되고 법조인의 영향력 확대를 가져올 것이지만, 반대로 법조인에 대한 불신은 법조계 위상의 추락과 법치주의 후퇴를 가져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