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法臺에서

일상을 재판처럼

159687.jpg

처음 재판장으로서 법대에 올랐을 때의 긴장감은 다소 덜해졌지만 여전히 법정에 들어서는 때에는 매번 마음을 다잡게 된다. 미리 기록을 파악하고 관련 판례를 공부하여 나름의 준비를 하지만 언제든지 돌발 상황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재판이 끝나고 나서는 메모지를 정리하며 법정에서 했던 말을 곱씹어보기도 하고, 법정녹음내용을 들어보기도 한다.

 

법정 운영과 재판 진행에 대한 고민은 법관 개개인의 노력을 넘어 법관 사회 전체의 사례 공유와 연구로 이어진다. 각급 법원에서는 연구회를 조직하여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고 각자 연구한 내용을 발표한다. 연구회 차원에서 소속 법관들의 재판 영상을 촬영하거나 서로의 재판을 방청하며 개선점을 모색하고 모범 사례를 공유하기도 한다. 법관의 재판을 참관한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사법연수원에서도 매년 법정운영기술 개선연구 세미나를 실시하고 있다. 작년에는 연수 법관 중 2명이 미국의 ‘법정운영기술 향상기법’ 법관 연수에 참가하기도 하였다.

 

좋은 재판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스스로 재판을 잘하는 법관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자신이 없다. 그러나 한편 재판에 임하는 마음으로 일상을 살고 주위 사람들을 대하면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법정에서 노력하는 것처럼 평소에도 가족과 동료들에게 예의있게 말하고, 감정이 고조되어 있거나 흥분한 상대방에 대해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면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별다른 경력 없이 법관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에게 재판은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배움터이다. 재판을 진행하면서 당사자들을 만나 갈등 상황을 듣고 이에 공감하는 한편 공정한 결론에 이르기 위한 노하우와 경험을 터득해 나간다. 재판을 통해 사회와 인간관계를 배우고 자신을 돌아본다. 좋은 법관이 되기 위한 노력은 결국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노력이다.

 

 

최다은 판사 (사법연수원)

리걸에듀

관련 법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