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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법률수입' 1조원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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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외국 기업 등으로부터 우리 로펌들이 벌어들인 법률서비스 분야 무역 수입액이 8억9240만달러를 기록해 사상 처음 1조원대를 돌파했다. 기업 등 국내에서 외국로펌 등으로 빠져나간 법률서비스 지급액은 2018년보다 1000억원 이상 줄었다. 이에 따라 법률서비스 분야 무역수지 적자가 5000억원대로 줄어들면서 최근 10년 새 가장 낮은 적자를 기록했다.

 

법률서비스 분야의 고질적인 만성적자 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법조계가 내수시장을 넘어 국부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커지고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차근차근 해외 진출 폭을 넓히는 등 국제적 역량 강화에 매진해 온 우리 로펌들의 값진 성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 안주해서는 안 된다. 1조원은 적은 돈이 아니지만, 글로벌 영·미 대형로펌의 1년 매출에도 한참 못미치는 돈이다. 톱 랭커인 컬크랜드 앤 앨리스(Kirkland & Ellis)나 레이텀 앤 왓킨스(Latham & Watkins)의 1년 매출액은 32억~37억달러에 이른다. 

 

또 그 1조원의 수익도 쏠림이 심한데, 국내로펌 중 세계 100대 로펌에 진입한 로펌이 김앤장 법률사무소 한 곳뿐인 현실과 무관치 않다. 

 

1조원을 '축포'가 아닌 '경보'로도 받아들여야 한다. 세계 법률서비스 시장은 해마다 7% 이상 고속 성장하고 있는데, 2013년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 법률서비스 분야 무역 수입액과 지급액의 총합계 규모는 21억~22억 달러 수준에 정체돼 있다.

 

우물안 경쟁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세계 시장 개척을 위해 선수를 기르고, 역량을 키우고, 시장을 늘려야 한다. 

 

국제사건을 많이 맡고 있는 한 변호사는 "현재의 제한적 법률시장 개방은 양날의 칼"이라며 "국내 플레이어의 체력을 기르고 시장을 보호하는 울타리로도 볼 수 있지만, 법률서비스 시장 확대와 국제적인 대외 역량 발전을 막는 족쇄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변호사들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변호사협회(IBA)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지난해 한국을 찾은 많은 외국 변호사들은 한국 법조계와 로펌에 대해 "이렇게 우수한지 미처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저변을 넓히고 파이를 키워야 할 때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