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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와 불가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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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항력(force majeure)은 계약의 불이행이나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을 때 그에 대하여 단순히 양 당사자 어느 쪽에도 책임이 없는 경우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발생 사유가 계약 당사자로서는 피할 수 없는 장애에 기인한 경우를 지칭한다. 민법에는 ‘천재 기타 사변으로 인하여’라는 표현이 있고, 어음·수표법에서는 ‘피할 수 없는 장애’라는 내용이 있다. 다르게는 ‘위험 발생의 예견 가능성이나 그 결과 발생의 회피 가능성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대법원 2005다62235 판결). 

 

우리 민법은 위험부담에 대하여 채무자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당사자 간에 뭔가 계약이 체결되는 경우 불가항력에 관한 별도의 규정을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계약서의 규정은 대체로 불가항력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원칙인 채무자주의와는 달리 양 당사자가 어느 쪽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로 기재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물론, 계약당사자 간의 협상력에 따라 문구가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는데, 예컨대 이미 발생한 실비는 변상하도록 하는 등의 규정이 추가되는 경우도 있다. 

 

현 상황의 발단이 된 중국의 민법에서도 불가항력은 예측 불가능, 회피 불가능 및 극복 불가능한 객관적 상황을 지칭한다고 한다(중국 민법 총칙 제180조 2항 및 계약법 제117조 2항). 과거 사스(SARS) 사태 때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사법 해석을 통하여 사스로 인한 분쟁에 계약법상 불가항력 조항이 적용될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정부의 요구에 따라 크루즈 운행을 할 수 없게 되어 크루즈선 임대 계약을 해지한 경우 중국 법원은 사스가 불가항력의 사유에는 해당하지만 계약 전체를 해지할 수 있는 사정변경은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고(J.PI Travel U.S.A v. 장강해외크루즈), 사스로 인하여 임차한 호텔의 영업을 정지한 사안에서는 정부의 요구에 의한 것이 아니라 경영상 판단에 의한 것이므로 사정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례도 있다(혜주국함자동차무역 v. 광서Airlines). 

 

대학생이 개발한 코로나 앱처럼 새로운 기술의 발전이 확산 방지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불안감을 악용한 피싱 메일들도 바이러스만큼이나 창궐하고 있다고 한다. 사태의 발생은 말 그대로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그로 인하여 발생한 결과의 처리는 결국 남겨진 사람들의 몫이다.

 

 

강태욱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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