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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소송제 도입으로 재정민주주의 구현해야

지난 1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이상민 의원,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 대한변호사협회 및 참여연대가 공동으로 '국민소송제도 도입을 위한 입법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심포지엄에서는 국가 및 공공기관의 재정행위에 대한 감독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국민소송제 도입 입법이 신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에 의견의 일치를 보였으며, 다만 실효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다소간의 이견을 나타냈다고 한다.

 

국민소송은 국가기관 등의 위법한 재정행위에 대해 국민이 개인의 권익침해에 관계없이 그 시정을 구하기 위해서 제기하는 소송이며, 주권자이자 납세자인 국민이 국가나 공공기관의 위법한 재정행위를 소송을 통해 직접 통제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재정민주주의의 본질을 반영하고 있는 제도이다. 국민소송제는 지난 2000년 하남시민들의 하남국제환경박람회 예산낭비를 이유로 환수소송을 제기한 것을 계기로 도입을 위한 논의가 시작됐으며, 남소의 우려 등을 이유로 우선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행위에 대한 주민소송제를 도입하기로 하였고, 지방자치법을 개정하여 2006년부터 주민소송제가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바와 같이 주민소송제는 그동안 43건이 제기된 것에 불과하고 그 중 승소사례도 한 건에 지나지 않는 등 그 활용도가 매우 낮아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에 있다.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내지 재정의 부담자인 국민 또는 주민이 국가나 공공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위법·부당한 예산집행을 감시하고, 부당하게 집행된 예산을 회복하는 조치를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가 재정에 있어 국민주권주의와 직접민주주의의 실현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예산의 편성 및 성립과정이 불투명하고, 소위 ‘쪽지예산’을 통해 불요불급한 예산이 편성되기도 하며 예산 집행의 실효성과 공정성 또한 담보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국민의 직접감시는 더욱 긴요하다고 할 수 있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주민소송제와 관련하여 일정한 수의 주민 연서(連書)를 받아 감사를 우선 청구하도록 하고, 감사청구를 한 주민이 일정한 조건 하에 주민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제기요건을 갖추는 것이 쉽지 않으며, 입증이 매우 어렵고, 패소하는 경우에는 소송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등 이익은 없고 부담만 있는 제도로 존재하고 있다. 이는 주민소송제 도입 시 제도의 활성화보다는 남소 방지에 중점을 두고 입법을 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납세자인 국민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에 대해 감시를 하는 것은 국민주권의 원리에 비추어 당연하며, 재정민주주의 실현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남소의 우려와 같은 구태의연한 사고에서 벗어나 국민소송제 도입을 위한 입법이 적극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으며, 재정정보공개, 입증책임 완화, 포상제도, 소송비용 부담 면제 등 활성화를 위한 여러 방안들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소송제를 신속히 도입함으로써 국가재정에 있어 국민주권의 원리가 구현되고 재정민주주의가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