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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법 신뢰 회복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한국법제연구원이 발표한 ‘2019 국민법의식 조사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의 사법 불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441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조사결과 58.6%는 ‘재판은 외부의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해 10명 중 대략 6명이 사법불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재판에 영향을 주는 요인 관련해서 ‘사법행정권·법원 내 상급자’라는 응답이 72.6%로 가장 많고, 국회 및 국회의원(70.9%), 대통령·행정부(60.3%)로, 많은 국민들은 내부적 요인 외에도 입법부나 행정부 등의 영향도 상당하다고 생각하는 결과가 나왔다.

 

재판의 독립은 재판의 공정성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사법부 독립의 요체이다. 또한 재판이 외부의 영향을 받는다고 믿는 국민이 더 많을수록 재판 결과가 의심받을 수 밖에 없고, 소송에서 패소한 당사자는 그 결과에 승복할 수 없게 된다. ‘2019 사법연감’에 따르더라도 항소율과 상고율은 종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8년도 민사 본안사건 1심 처리율이 97.9%로 최근 5년간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 것과 비교하면, 사건처리에 좀 더 많은 시간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판결에 대한 당사자의 불복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조사결과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로 인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10여 명의 전·현직 법관이 기소되고, 그 과정이 언론을 통해 연일 크게 보도된 영향도 있다. 즉, 사실의 시시비비보다는 국민들이 언론보도를 보면서 ‘법원장이나 윗사람이 사법행정을 통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구나’하는 인상을 받게 된 것이다. 현재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재판은 대부분 1심 진행 중이고, 얼마 전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그런 결과가 이미 쌓인 사법불신에 어떤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 국민들은 그간의 언론보도와 기소 만으로 ‘사법부를 믿을 수 없다’는 고정관념을 가져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최근 이수진 전 부장판사의 정치권 직행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판사들이 정치적’이다는 생각마저 가지게 되었다. 이는 더욱 큰 사법불신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올 1월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행정위원회에서 사법부의 인사권과 행정권을 총괄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11명의 위원 중 과반인 6명은 외부위원으로 구성되는 이 법안은 그동안 쌓여온 사법불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 이 법률안은 사법부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이루어진 일련의 조치로 사법부에 많은 변화가 있었으나 그것은 국민을 위한다기보다는 내부적인 면에 더 치중한 부분이 많다. 지금이라도 국민을 바라보면서 진정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사법부의 개혁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사법부의 독립을 지켜 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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