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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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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중년 여성분이 상담하러 사무실을 찾아왔다. 필자의 사무실은 대형건물 내에 있고, 건물외벽에 개별 사무실 간판이 걸려있지 않아 지나가던 의뢰인이 상담을 오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약속을 한 거래처나 지인을 통해서가 아니면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없는지라 찾아온 경위를 물어봤다. 그저 조용히 여성법률가에게 상담하고 싶다는 것이 전부였다. 

 

사무실을 운영하는 사람은 가능한 눈에 확 띄여 사람들이 많이 찾을 만한 곳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방문하는 사람은 오히려 사업자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이유로 상담자를 찾는 것이다. 사업자와 방문자가 생각하는 ‘사무실 선택’의 간극은 의외로 크고 법률수요자의 스펙트럼은 상당히 넓다는 것이다. 대형법무법인, 개인변호사, 여성법무사 또는 조용한 사무실, 유명한 사무실 등등 법률상담을 하더라도 각각 그 나름의 방문 이유와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다.

 

1897년 대서인·대언인 제도가 탄생한 이래, 대서인은 사법서사에서 현재의 법무사로, 대언인은 변호사로 명칭변화가 있었을 뿐, 123년 동안 국민들의 사법선택권에 따라 각각 법률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더 나아가 법무사, 변호사, 변리사, 회계사, 세무사, 감정평가사 등 모든 전문자격사들은 각자 필요한 곳에서 수요자의 목적에 맞게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다양하고 폭넓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사회가 복잡해지고 고도화될수록 그 전문영역은 세분화될 수밖에 없으므로, 자격사들의 관점이 아닌 국민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전문자격사의 다양성과 전문성은 더욱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과연 국민들이 받는 법률서비스가 ‘전문자격사’에 의한 것인지 여부이다. 그동안 수적으로 부족했던 전문가의 영역을 ‘브로커’에게 내주어 법률시장은 비전문가에 의해 한 축이 형성되어 있다. 사법연감에 나오는 각종 통계자료를 통해 단순계산을 해보면, 신입법률가들이 비명을 지를 정도로 전문자격사가 과잉공급 상태는 아니다.

 

법률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수요자의 관점에서 법률시장을 바라본다면, 다양한 전문자격사들 중에서 자유로이 ‘선택’가능하고, 전문자격사들로부터 ‘직접’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현재의 법률시장만을 바라보고 전문자격사들간 직역다툼을 할 것이 아니라, 브로커를 척결하여 법률시장을 정상화시키는 것이야말로 국민과 모든 전문자격사가 상생하는 길일 것이다.

 

 

백경미 법무사 (로앤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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