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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臺에서

간이한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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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주택담보대출의 증가로 개인들의 경제사정은 좋아지지 않음에도 법원에 접수되는 개인파산사건은 줄어들거나 예상보다 늘어나지 않고 있다. 이는 신용회복위원회가 시행하고 있는 개인워크아웃이나 프리워크아웃, 취약채무자 특별면책제도라는 대체재가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개인파산을 신청할 때 지나치게 많은 서류를 요구하는 일부 법원의 실무에서 비롯된 점도 없지 않다.

 

2020년에는 법원 실무에 변화가 있을 것 같다. 개인파산사건 관련 예규가 개정되어 올해부터는 개인파산신청의 제출 서류를 14종류로 제한하기 때문이다. 예규의 개정으로 개인파산신청이 간이화될 것인지는 실무의 변화를 기다려 보아야 할 것이다. 서류 제출의 간이화는 사건처리 속도와도 관련된다. 개인파산을 담당하는 법관과 개인파산관재인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해가 될 것 같다.

 

회생절차에서도 명칭과 다르게 실무가 운영되고 있는 것이 있다. 간이회생절차에서의 간이조사보고서다. 간이회생절차는 통상적인 회생절차가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절차의 간이화를 위해 2014년 도입한 제도이다. 간이화를 위한 대표적인 것이 간이조사보고서다.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간이회생절차에서는 간이조사위원으로 하여금 간단한 조사방식을 걸쳐 간이조사보고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간단한 방식으로 조사하여 간이하게 작성하도록 규정되어 있음에도 간이조사보고서는 통상적인 조사보고서(50~100쪽)와 마찬가지로 작성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채무자에 대한 자료 요구가 많고 그로 인해 절차가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업무 내용에 비해 적은 보수(300만~500만 원)를 받는 회계법인은 물론 절차 지연에 따른 채무자 모두 불만이다. 나아가 간이한 절차라는 제도의 취지에도 맞지 않다.

 

필자는 2017년 수원지방법원 파산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10쪽가량의 간이하고 정형화된 간이조사보고서 양식을 만들어 시행하였다. 그럼으로써 간이조사위원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고,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함으로써 간이회생절차의 활성화를 도모하였다. 간이회생절차의 신속한 진행과 이용의 활성화, 간이조사위원의 간단한 조사방식 등을 고려하면, 간이조사보고서의 양식을 간이화 또는 정형화할 필요가 있다.

 

 

전대규 부장판사 (서울회생법원)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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