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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헌법재판소 결정문 늑장 송달 개선해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낸 당사자들이 결정 선고 이후에도 제때 결정서 정본을 송달받지 못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헌법재판소법 제36조 4항은 헌재가 종국결정을 선고하고 나면 지체 없이 결정서 정본을 당사자에게 송달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선고 후 2주 이상이 지난 뒤에야 결정서를 받아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사자들, 특히 패소한 당사자들과 대리인들은 선고 결과를 확인하고서도 한동안 그 이유를 고지받지 못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사정이 어찌되었든 헌법기관이 국민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이 같은 헌재의 실무는 법률에 반한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가 있다. 헌법재판소법은 재판부가 심리를 마치고 종국결정을 할 때에는 결정서를 작성하고 심판에 관여한 재판관 전원이 서명날인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법 제36조 1항 내지 3항). 즉, 법은 선고 당일 결정서 원본을 작성하고, 선고 직후 지체 없이 결정서 정본을 당사자에게 송달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헌재법 제46조가 법원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한 경우 결정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결정서 정본을 법원에 송달하도록 하고 있는 것을 보면, 법 제36조에서 ‘지체 없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을 2주가 넘어도 괜찮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는 없다. 만약 송달 지연이 재판부가 원본 선고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면 이는 결정서 원본에 따라 주문을 읽고 이유의 요지를 설명하도록 하고 있는 헌법재판소 심판 규칙 제48조에 반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심각하다.

 

헌재는 결정서 정본 작성 과정상의 어려움을 들어 해명하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결정서 정본 작성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시스템을 보완하면 되는 것이고, 근본적으로는 재판부 심리를 마친 후 결정 선고 전에 원본 작성과 정본 생성에 충분한 시간을 두면 해결될 문제다. 헌재보다 훨씬 많은 사건을 처리하는 대법원이 판결 선고 직후 판결서 정본을 전자송달 처리하고 있는 것을 보면 헌재의 해명은 와닿지 않는다.

 

과거 수기로 작성한 판결초고로 판결을 선고하고 그 이후에 먹지를 대고 타이핑을 해서 판결원본을 만들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에는 사법기관이 다소간 절차를 지체하더라도 어느 정도 양해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초고속 인터넷 환경을 바탕으로 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기본권을 침해당한 국민을 구제하는 헌재가 정작 헌법소송의 당사자들의 권리 보장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는 것은 역설이 아닐 수 없다. 헌재는 조속히 결정서 정본의 늑장 송달을 방지하는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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