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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추미애 신임 법무부장관에게 바란다

추미애 제67대 법무부장관이 취임했다. 법무부는 국가의 질서와 정의를 세우는 곳으로 장관 책임이 막중하다. 더구나 현재 검찰 수사를 둘러싸고 국론이 심각하게 분열되어 있고 국회에서 검찰 제도의 근간을 바꾸는 법 개정안이 통과되었거나 대기 중이다. 게다가 4월에는 총선이 예정되어 있다. 이처럼 역대 장관들보다 더 무거운 책임을 부여받고 있는 추 장관에게 몇가지 당부를 한다.

 

법무장관은 무엇보다도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 추 장관은 인사청문회 때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감독권 행사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는데, 장관의 지휘·감독권은 불편부당하게 행사되어야 한다. 그는 "검찰 수사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는 국민을 분열시키고 사회 전체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시비가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검찰 수사가 불공정하다거나,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 불안이 가중된 책임이 검찰에게 있다는 인식을 가진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자신이 여당 대표 시절에 이뤄진 송철호 울산시장 공천에 대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확정된 것으로 청와대 개입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것도 적절하지 못하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한 ‘수사 가이드라인’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서 검사에 대해 공정한 인사가 필수적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추 장관 취임 후 곧바로 검사 인사가 단행될 것이고 역대 최대의 파격적인 내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선진국들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직무의 독립성·조직의 안정성·인사의 예측가능성을 보장하는 제도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인사이동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고, 인사·감독권자의 뜻에 어긋나는 결정을 하였다는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장하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검사들은 인사권자의 눈치만 보고 편향된 결정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검사 인사는 공정성·능력·조직기여도 등을 감안해서 이뤄져야 하지만 기본 기조는 파격이 아닌 안정이어야 한다. 법조계 안팎에는 친문(親文) 인사 수사를 무력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구체적으로 나온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이런 일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큰 문제이다. 추 장관은 이런 의구심을 일소해야 한다. 

 

추 장관은 검찰의 정체성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높은 식견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검찰 개혁을 추진해주길 바란다. 그는 "검찰이 권력의 시녀 노릇, 때로는 시민 위에 군림하는 자세 등으로 국민 신뢰를 실추시켰다"고 인사청문 과정에서 이야기했다. 검찰 개혁에 대한 굳은 의지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검찰에 관한 법제는 정치적 격변기마다 예외 없이 크고 작은 변화를 겪었지만 아직까지 검찰의 정체성을 두고 혼돈을 거듭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제대로 된 진단과 처방이 없었기 때문이다. 검찰 제도는 국가마다 다를 뿐 아니라 정교한 기계처럼 다른 제도와 톱니바퀴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종합적인 고찰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좌표를 이해하고 역사의 방향을 파악하여 그에 맞는 개혁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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