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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2020 통일한국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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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서독과 동독이 하나의 국가로 통일된 날(1990.10.3.)로부터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독일 통일을 보면서 한반도 통일도 가능한 일로 생각하고 우리는 지금까지 통일을 꿈꾸며 준비를 해오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라 안팎의 사정이 격변하면서 통일에 대한 입장도 점차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세대 간의 시각 차이도 커지고 있다. 예컨대, '2019년 통일의식조사(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에 의하면, 통일의 이유에 관하여 “같은 민족이니까”로 응답한 비중이 2007년부터 계속 감소하고 있는 반면, “남북한 전쟁 위협을 없애기 위해서”로 응답한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여기에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라는 항목까지 합하면 과반수가 넘는데, 이는 최근 국민들이 민족적 당위보다는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차원에서 ‘통일 문제’를 바라보고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추세 변화는 통일에 관한 기존의 법과 정책에 대해 재고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같은 민족이니까 통일을 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라면 통일과정에서 올 수 있는 상당한 진통과 부담(예컨대, 사회적 혼란·통일비용 등)이 있더라도 정부는 이를 감수하는 법과 정책을 시행할 수 있겠지만, ‘실용적·현실적 차원에서 통일을 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라면 개인이나 기업에 이익이 된다고 확신하지 않는 한 정부가 통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동력을 얻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이는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자유민주주의를 기본질서로 하고 자본주의와 경제 민주화가 복지국가와 함께 균형 및 조화를 이루는 사회 속에서 자아를 실현하고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실질적으로 보장된다면 북한 주민들 역시 이러한 체제의 통일국가에서 살고 싶은 동기나 유인을 가질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햇빛정책이 아닐까? 

 

북한 주민이 살고 싶은 나라는 우리 국민이 살고 싶은 나라이기도 하므로 통일 전이라도 국민을 위한 개혁과 변화는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수년 전 한국 로스쿨에 입학한 새터민도 변호사가 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들이 법무법인 또는 법률사무소, 정부 및 공공기관, 기업, 각종 단체 등에서 공평하게 기회를 얻거나 아예 법무법인 등을 세워 성공할 수 있다면 이들을 보는 다른 새터민과 북한 주민들도 통일한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를 법치로써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하는 일은 통일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최근 ‘위장탈북을 했다는 누명을 쓴 새터민’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공익소송으로 새터민을 변호하여 상고심까지 무죄판결을 이끌어 낸 사례가 있었는데, 북한 주민의 인권보호 차원에서 뜻깊은 일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자신과 가족의 목숨을 걸고 온 새터민이 정부의 오해와 실수로 인해 9년의 세월을 낭비했다는 것이다. 과도기적인 상황일 수는 있겠으나, 이러한 일은 통합의 전제인 신뢰를 주지 못할 수 있으므로 다시는 같은 사건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1990년에는 오지 않을 것 같던 2020년도 드디어 시작되었다. 올해도 다 함께 행복한 통일이 올 날을 기대해 본다.

 

 

조정욱 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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