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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과유불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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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덕진 아웃.' 지난해 12월 27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청구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같은 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한 키워드이다. 영장심사가 있던 26일, 서울동부지법 앞에는 영장 발부와 기각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국민적 관심이 뜨거운 사안이지만, 영장 재판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목적의 실력 행사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개탄스럽다. 사법부 독립, 재판의 독립은 우리 헌법이 규정한 기본 원칙이다.

 

재판 결과가 입맛에 맞지 않으면 법원이나 사법부는 물론 판사 개인에 대한 비난까지 서슴지 않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여야 정치권이 그 선두에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사법신뢰는 물론 사법부에 대한 존중마저 사라지게 된다. '공소장 변경 논란'이 제기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지난달 19일 재판이 대표적이다. 이날 재판부와 검사 간에 고성이 오가는 볼썽 사나운 장면이 연출됐다. 검사들은 "의견진술 기회를 왜 주지 않느냐"며 돌아가며 재판부의 소송지휘에 이의를 제기했고 재판장은 검사의 말을 끊으며 기각했다. 검사는 "전대미문의 재판"이라는 말까지 했다. 

 

형사소송법은 '공판기일의 소송지휘는 재판장이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공판조서의 기재에 대해 변경을 청구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청구나 이의가 있는 때에는 그 취지와 이에 대한 재판장의 의견을 기재한 조서를 당해 공판조서에 첨부하도록 되어 있다. 부당하다고 검사가 법정에서 재판부를 공격하면 누가 사법시스템을 신뢰하겠는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다. 모두가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자. 금도를 넘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심판인 사법부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와 존중이 필요하다. 사법부도 공정한 외관을 형성하는 데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