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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신년사] 새로운 시작은 지난날의 반성에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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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경자년(庚子年)은 솟구치는 상서로운 기운에 힘입어 나라의 새로운 역사를 이룩하기 위한 새 출발의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이러한 서기(瑞氣)는 올바른 가치에 뿌리를 두면서 창의력·판단력·실천적인 노력을 갖춘 국민정신에서 발원(發源)하는 것이 분명한 이상, 우리 국민 모두가 비장한 각오로 새로운 출발에 시동을 걸어야 하겠고, 지도자들에게는 겸허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헤아리면서 국가를 경영하는 지혜와 안목이 갖추어지기를 희망합니다.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에 서게 되는 우리의 각오는 지난날에 대한 뼈아픈 반성에서 다져져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은 총명하고 지혜롭다고 합니다만, 지난해에는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옹호하기 위하여 마땅히 서야 할 자리를 제대로 지켰는지, 아니면 정치적인 선동에 휩쓸린 채 그 반대쪽에 서서 목소리를 높이지나 아니하였는지 되돌아보아야겠습니다. 이제는 좀 더 깊이 생각하고 좀 더 슬기롭게 판단하여 이 나라를 지키는 초석의 자리를 굳히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정치인들도 대의(大義)를 위하여 상대방에게 져주고 양보하는 모습도 보여주는 아량의 정치가 이루어지는 이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충돌과 대립은 더 나은 미래를 향한 과정이어야 할 것임에도, 우리의 정치인들에게는 그러한 철리(哲理)는 간 곳이 없고, 갈등·분열·상처만을 남기면서 역사를 후퇴시켜왔다는 느낌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정치인들은 수사(修辭)나 미사여구와 함께 지고(至高)의 가치를 담은 어휘와 명제를 함부로 사용하면서 그 가치의 훼손을 조장하여왔으며, 그 결과 국민을 허탈케 한 피해를 야기하고도 어느 누구도 그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아니하였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언어의 악성인플레는 단호히 배격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국가를 경영하는 지도자들이 솔직함과 용기를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잘못된 정책 방향은 알아차린 즉시 시정하면서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새로운 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용기라고 믿습니다.

 

사법 적폐 청산이라는 여러 말들이 많았던 지난 한 해였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사법부 고위층의 정책이나 대법원의 재판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오히려 사실심의 판단이나 재판 절차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가늠하여왔습니다. 사실심의 재판에서 시민들의 미세(微細)한 음성에도 귀 기울여주는 배려야말로 사법부에 대한 사랑으로 보답될 것입니다. 우리 사법부가 언제 스스로가 한 일을 자랑한 적이 있었습니까. 지금껏 그에 대한 칭찬은 국민의 몫이었습니다. 정의 수호의 길을 묵묵히 걸어오면서 힘들여 쌓아 올린 법치의 보루에 금이 가는 일이 없어야 하려니와 더한층 국민의 신뢰를 받게 되는 사법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새 역사를 향한 우리의 바람은 국운을 받쳐주는 국민의 정신에서 비롯될 수밖에 없는 것일진대, 우리 국민이 사려의 깊이와 판단력을 한 단계 높이고, 지도자들이 이를 존중하고 또한 사법부가 이를 지켜준다면 새해에 거는 우리의 기대와 희망이 결코 헛되지 아니할 것입니다.

 

 

김광년 (본보 편집위원장)

리걸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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