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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흥정거리로 전락한 검찰개혁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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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제1야당의 격렬한 반대 속에 '패스트 트랙' 법안 처리 절차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여야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비롯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안, 검·경 수사권 조정안, 유치원 3법 등 패스트 트랙에 오른 법안 처리를 놓고 대치해왔다. 특히 내년 4·15 총선 룰을 정하기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꼬일대로 꼬인 상태였다. 서로 얼마나 많은 의석 수를 얻을 수 있을지 혈안이 되다보니 '교차 연동형 비례대표제'나 '석패율제'와 같은 생소한 용어마저 난무했다. 선거권자인 국민은 정작 선거법 내용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거를 치러야 할 판국이다.

 

선거법 셈법에만 올인(All-in) 하다보니 공수처 신설안과 수사권 조정안 등 '검찰개혁' 법안은 선거제를 둘러싼 밥그릇 싸움의 부산물 내지 흥정거리로 전락했다. 법조계 안팎에서 검찰개혁법안에 대한 경고음을 계속해 울리고 있지만 안중에도 없다. '수사권 조정의 궁극적인 목표는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라면서 정작 공수처에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주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국가 형사사법시스템의 전면 개편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밀실에서 서로 주고받기 식으로 주물럭거려 당초 법안에서 어떤 내용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23일 민주당이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는 검찰개혁 법안 수정안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시원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 측은 "자세한 내용은 원내대표들이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 기자들은 "이럴거면 뭐하러 불렀느냐"고 비판했다. 여당과 군소야당 연합체인 '4+1' 원내대표들은 "검찰의 비대한 권력을 분산하고 권력기관 상호 간에 견제와 균형을 실현하며 민주적 통제를 향한 사법개혁의 역사적 첫 발을 뗀 것"이라며 자화자찬을 늘어놨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광화문 촛불집회에 여러 번 나갔다고 자랑했던 한 변호사는 "검찰개혁의 진정성에 의문이 든 지 오래"라며 "이런 꼴 보려고 촛불을 든 게 아니었다"고 한숨을 쉰다. 

 

한 해를 차분하게 돌아보고 새로운 한 해를 맞는 때이지만, 희망보다는 두려움과 걱정이 앞선다. 대한민국이여,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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