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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청년시대

디지털성범죄의 늪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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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물 소비 시장이 거대해지고 있다. 모든 형사범죄는 디지털을 만나면 제법 그 덩치가 커진다. 특히 디지털과 영상이 만나면 그 전파속도는 매우 빠르다. 

 

보통 우리는 불법촬영물 영상 속의 세계는 아예 다른 세계라 생각한다. 가상의 세계라고, 혹은 만들어진 인위적인 영상이라고. 그래서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아예 하지 못한다. 

 

소위 '야동(야한 동영상)'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영상은 청소년기에 접하기 시작한다. 그러한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있고 영상은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런 영상 속에 피해촬영물이 거대하게 섞여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제목에 '파일명: OO대_A양.avi'라고 되어 있는 영상을 단지 자극적으로 팔아먹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소비한다. 만약 누군가 그것이 진정한 피해촬영물이라고 이야기 해준다면 영상물을 누군가와 본다는 그 자체에 대해 '내가 죄를 짓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쉽사리 내가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혹은 영상이 피해자의 영상이라고는 경각심을 가지지 못한다. 

 

이러한 피해 영상은 매우 빠른 속도로 전파의 전파를 거듭하며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그리고 그 상처는 더욱 깊어진다. 유포한 가해자에 대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피해자는 수많은 사람이 이 영상을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걷잡을 수 없는 공포에 가두어진다. 그것은 심지어 피해자의 아까운 생명을 앗아 가기도 한다.

 

불법촬영물에 대하여 소비자들은 불법촬영물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단순히 '야동'이라는 이름으로 '내 돈 주고 다운받아 볼 뿐인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나의 지극히 사적인 영상을 누군가가 계속해서 돌려보고 누군가는 심지어 그걸 통하여 돈을 내고 돈을 번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끔찍하지 않을까. 나의 고통을 쥐어짜 누군가는 돈을 벌고 있다니!

 

디지털 성범죄는 단순히 영상을 동의 없이 찍은 그 자체, 혹은 영상을 유포한 단순 행위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찍고 유포하고 소비하는 것까지 피해자의 피해는 모두 연결이 되어 있다. 디지털 성범죄의 무서움이 바로 거기에 있다. 

 

우리의 방관과 무심함은 피해자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불법촬영물은 돈을 주고 사지도, 돌려보지도 말자고 이야기하는 작은 용기가 피해자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송혜미 변호사 (법무법인 비츠로)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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