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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부추기는 영화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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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가 업무인지라 일을 하다보면 잠시 모든 것을 잊고 쉬고 싶을 때가 있다. 휴식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아무런 준비없이 언제든지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집에서 영화보기가 단연 으뜸이다. 영화를 보는 순간에는 모든 걸 잊고 몰입할 수가 있다. 때론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때론 통쾌하기도 하고. 대부분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주인공의 적절하지 못한 행동조차도 적극적으로 선해하여 해석하려하고 정당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는 영화 속 주인공의 행동이 거슬리기 시작했다. 형법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불법임을 알 수 있는 주인공의 행동이 아무렇지도 않게 묘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불법적인 과정을 거쳤더라도 적발되지 않고 잘 살면 그걸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던 주인공의 불법에 대해 관객들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하고 싶고, 주인공이 수사기관에 붙잡히지 않고 뜻밖의 큰돈을 손에 넣어 행복해지기를 바라게 된다.

 

재미있고 통쾌하고 즐겁다는 생각은 잠시, '이래도 되는건가?'라는 찜찜함이 생긴다. 살해된 사람이 ‘나쁜 놈’이긴 하지만 주인공이 제3자에게 돈을 주고 살인을 교사하여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면 그건 분명 살인교사이다. 돈을 버는 과정역시 불법적이었으므로 그 이득을 누려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영화의 결말은 주인공이 과거 불법적인 행동을 일삼았던 생활을 청산하고 공무원시험에 합격하여 일상의 삶을 누리고 행복하게 잘 살게 된다. 정말 이래도 되는 걸까? 물론 이건 영화다. 그렇지만 이런 영화가 일상화되어 일반 대중의 가치관, 더 나아가 건강한 사회의식이 변질되지는 않을지 의문이다. 범죄에 대한 처벌을 받지는 못해도 최소한 범죄행위에 대한 죄책감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우리의 주인공들은 너무 행복하다. 주인공이 저지른 범죄는 온데간데없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쉬운 인간이기에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좋은 행동을 유도해야한다는 ‘넛지’에 이르지는 못해도, 최소한 불법이 자연스럽게 인식되어지도록 만드는 영화속 주인공은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백경미 법무사 (로앤법무사)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