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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청와대 권한행사의 기준과 절차 매뉴얼화해야

최근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청와대 비서실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사건, 울산시장 선거 하명수사 의혹 사건과, 이전 정권 시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사건,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사건을 돌아보면 일관되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법 집행기관으로서 최고의 법준수 의식을 가져야 할 대통령의 청와대가 법준수의식 없이 엄청난 파장을 초래하는 중대한 범죄와 연루되었다는 것이다.

 

또 이러한 사건들이 근래에 와서야 큰 범죄사건으로 불거지게 된 것은,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는 무소불위의 최고권력기관인 청와대의 행위라는 이유로, 심지어 통치행위라는 법 위의 용어까지 사용하며 법의 통제를 받지 아니하였던 것이, 우리 국가 사회가 민주화됨에 따라 법의 감시 통제의 범위내에 들어오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에 뇌물 등 중대 범죄사건인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 중단을 요구한 모 행정관이 한 말로 전해지는 “피아를 구분해야 한다”는 말이나, 야당 소속 시장의 재선을 막기 위해 청와대가 경찰에 하명하여 표적 수사를 벌인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울산시장 선거 하명수사 의혹 사건을 보면, 최고의 법 준수의식을 가져야 할 청와대 인사들의 매우 낮은 법의식 수준과, 현 정부가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 반부패 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집권하여 이전 정권의 2명의 대통령과 다수의 인사들을 부정비리, 적폐청산의 명목으로 구속시킨 이후에 발생한 일이라 더더욱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소속 검찰 수사관이 생전에 “민정비서관실이 주먹구구로 가고 있어 힘들다"는 고충을 토로하였다고 한다. 이는 특히 청와대의 권한행사행위는 비전형적인 경우가 많아 개인적인 판단으로 법 집행을 하다가는 부지간에 불법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기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고권력기관인 청와대의 위법 부당한 권한행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불행을 예방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대책으로서, 청와대의 권력행사의 기준과 절차를 사안과 분야에 따라 구체적, 세부적으로 매뉴얼화하고, 또 누적되는 업무처리 사례와 함께 후임 정부에 승계하는 것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현대사회의 민주법치제도의 확립은 법률행위의 기준을 명문화함에 의하여 명확하게 설정하고, 행위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게 함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또 청와대의 법률파트를 강화하여 권한행사 시 비법률가의 개인적 판단에 의하여 결정할 것이 아니라, 결정과 집행과정의 적법성여부를 법률전문가에게 상시 검증받는 업무방식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의 권한행사의 기준과 절차를 매뉴얼화하여 놓지 아니한다면, 새로 권력을 잡은 정권이 부패비리, 적폐청산의 명목으로 일방적 기준으로 전 정권 인사들을 단죄한 후, 그 정권 역시 다음 정권에 의하여 일방적인 기준으로 같은 방법으로 단죄당하는 보복의 역사가 반복될 수 있다. 국민의 최고 대표인 대통령이 이끄는 청와대의 부적절한 권한행사의 궁극적인 피해자는 국민들이다. 조속히 체계적인 예방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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