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사설

변호사의 법관 평가 제도화를 환영하며

올해로 도입 11째를 맞은 '변호사의 법관 평가'가 전환기를 맞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6일 전국법원장회 때 “법관에 대한 사법행정권자의 개별평정을 넘어 외부의 재판참여자에 의한 평가도 이제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김 대법원장이 의장을 맡고 있는 사법행정자문회의 역시 12일 회의를 갖고 변호사의 법관평가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에 비춰보면 대법원이 변호사에 의한 법관 평가를 사법개혁 차원에서 제도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의해 2009년 처음 도입된 변호사의 법관평가가 마침내 결실을 맺어가는 단계에 진입한 셈이다. 변호사단체로서는 큰 개가라 자평할 만 하다. 이는 법관들의 자체 인식변화와 궤(軌)를 같이 하는 것이다. 

 

지난 달 13일부터 21일까지 전국법관을 상대로 실시한 ‘법관에 대한 변호사 평가에 관한 인식조사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판사 1433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708명(49.4%)이 변호사평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법관들이 외부 평가에 대부분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온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변화로 보인다. 다만, 외부 평가를 어떤 식으로 평정권자에 전달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논란이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평가결과를 참고자료로 전달하되 근무평정 반영 여부는 평정권자의 재량사항이라고 답한 법관의 비율(45.1%)과 평가결과를 전달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의견을 낸 법관의 비율(44%)이 백중세를 이룬 반면, 반드시 근무평정에 반영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낸 법관의 비율은 극소수(2.2%)에 불과했다. 이는 법관에 대한 변호사평가 방식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기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설문에 참여한 법관들은 지방변호사회가 실시하는 법관평가방식에 있어서 소송결과에 의해 평가가 좌우될 우려가 있는 점, 변호사와 법관과의 지연·학연 등 친소관계가 반영될 수 있는 점, 변호사 참여율이 낮은 점 등을 지적하면서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변호사단체로서는 뼈 아픈 일침으로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다만, 평가 방식의 공정성과 객관성은 법원의 제도화 과정에서 법원과 변호사단체가 조율을 통하여 얼마든지 보완이 가능하리라 본다. 가장 아쉬운 점은 변호사들의 참여율이다. 그동안 각 지방변호사회는 소속 변호사들에게 법관평가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여 왔으나, 여전히 참여율은 전체 변호사의 10% 안팎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참여율로 얻어진 평가가 전체 변호사의 의견이라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변호사단체는 변호사 등의 법관평가 참여를 제고하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고, 법원은 겸허한 자세로 변호사의 법관평가를 제도적으로 포섭하는 데 전력하여야 한다. 그럴 경우 김 대법원장의 사법개혁은 재야와 재조 모두에게 원윈이 될 것이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