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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인간에 대한 철학적 통찰이 절실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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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하트를 날리는 장면은 여전히 사진을 찍을 때 자주 볼 수 있는 포즈이다. 손가락 하트의 좋은 점이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손가락 하트가 V자 포즈보다는 개인정보 보호에 있어 낫다는 것은 분명하다. 손가락 지문을 앞으로 보이는 V자 포즈보다는 손가락 하트는 지문이 보이지 않아 지문수집의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스마트폰의 잠금장치 해제를 둘러싸고 아이폰의 보안성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는 듯 하다(물론 갤럭시폰의 보안성도 아이폰에 버금간다고 한다). 스마트폰 잠금 해제를 위한 지문 압수수색에 더하여 홍채와 안면인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의 문제도 나오고 있다. 종래 압수수색영장을 통해 신원확인을 위한 지문채취나 채혈 등이 허용되었듯이 스마트폰 잠금해제를 위해 압수수색영장을 통한 지문이나 홍채, 안면인식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볼 수도 있고, 반대로 개인정보 보호 내지 불리한 진술거부의 측면에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볼 수도 있다. 비밀번호의 경우에는 압수수색 영장으로는 이를 강제할 수 없음은 그 성격상 당연하다. 그렇다면 비밀번호 방식에서 보안성을 더욱 강화하였다고 하는 지문이나 홍채, 안면인식의 방식이 오히려 개인정보의 보안유지에는 취약할 수도 있다는 것이 아닐까!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은 세계 최고라고 한다. 중국은 14억 인구의 방대한 빅데이터와 2억 대의 CCTV, 5G 기술을 결합해 얼굴이 곧 신분증인 사회를 만들겠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이미 지하철이나 기차도 안면인식으로 승차하고, 안면인식을 통해 결제를 하며, 최근에는 휴대폰 개통시에 안면인식을 의무화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중국이 ‘모든 국민의 얼굴을 3초 안에 90%로 식별한다’는 목표로 2015년부터 추진해 온 안면인식 기술 활용 감시 네트워크의 명칭이 ‘스카이넷 프로젝트’인 것은 우연일까? 이미 우리나라도 수많은 CCTV와 기업체나 공공기관 출입시의 안면등록을 통해 안면인식 기술이 상당히 축적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소위 데이터 3법, 즉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보호법을 둘러싸고 입법에까지 이르지는 못한 가운데 미래 핵심산업인 AI, 플랫폼 산업에서의 국제 경쟁력 등을 이유로 신속한 입법을 주장하는 쪽과 국민의 사적이고 민감한 정보까지 기업의 돈벌이 수단이 된다며 반대하는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데이터 3법의 핵심은 ‘가명’ 정보의 활용에 있다. 개인의 신용에 대한 평가도 일정 관리 앱 회사, 통신회사, SNS업체 등에서 스마트폰 사용자의 '가명'정보를 받아 그 사용패턴을 분석하여 이루어지게 된다. 스마트폰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이제 대출도 어려워지는 것일까?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국제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개인정보 보호만 내세울 수는 없다. 그렇다고 국가가 개인에게 고유한 정보를 전체를 위하여 그저 내놓으라고 할 권한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터미네이터’ 등에서 보았던 장면들이 현실화되고 있는 지금은 인간에 대한 철학적 통찰이 더욱 절실해 지는 시대이다.

 

 

이상철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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