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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무엇이 그토록 그들을 불편하게 하는가

- 검·경 수사권 조정안, 오해와 진실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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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되어 표결을 앞두고 있다. 그간 국민적 열망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좌초되었던 ‘수사권 조정’이 마침내 뜻깊은 첫 발걸음을 내디딜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법안의 최종 통과를 앞두고 그 내용에 대한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건전한 비판은 필요하지만, 개정안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 기반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첫째, 개정안은 검사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검을 협력관계로 설정하였다. 또한, 경찰 수사에 대해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 시정조치요구권, 직무배제 및 징계요구권 등 다양한 견제 장치를 도입하였다. 수사권 조정의 본질은 지금까지 검사에게 독점된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여 형사사법구조의 견제와 균형을 실현하는 데 있다. 검사의 수사지휘권은 검사의 우월적이고 지배적인 지위를 인정해주고 검찰권 남용의 도구로 쓰였고, 특히 검사의 부당한 지휘에 대한 통제장치가 전혀 없어 전관예우 및 검사범죄에 대한 제식구 감싸기 등 형사사법의 성역으로 남아있다는 비판을 불러왔다. 검사의 일방적인 수사지휘권이 존재하는 한 비대한 검찰권의 분산은 불가능할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검사의 보완수사요구 시 경찰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지체없이 이를 이행하여야 한다. 독립된 기관 간 요구 및 요청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따르도록 하는 것이 민주정부의 원칙에 부합하는 일반적 입법례이며,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가 정당함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이에 따르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또한, 비교법적으로도 주요 20개국(G20) 회원국 가운데 유럽연합(EU)을 제외한 19개국 중 13개국에는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없고, 한국처럼 검찰에 권한이 집중된 국가는 2개국(멕시코, 이탈리아)에 불과하다.

둘째, 개정안은 경찰에 1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대신 다양한 통제장치를 마련하였다. 개정안에 따르면 검사는 경찰의 모든 불송치 사건에 대한 통제가 가능하다. 경찰이 불송치 종결한 모든 사건기록은 검사에게 송부되며, 검사는 60일간 기록을 검토한 후 불송치가 위법·부당할 시에는 재수사 요청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사건관계인이 이의를 신청하는 경우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도록 하였다. 경찰은 고소·고발 외에도 인지사건의 98%를 112신고 등 국민의 요청에 따라 개시하고 있는 만큼, 개정안에 따르더라도 경찰이 사건을 암장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찰의 수사종결권은 수사 결과에 따라 사건의 송치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검사가 검토한 사건을 재판에 회부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기소권과는 다른 단계의 결정으로 법적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한 것이 검사의 소추권한 침해라는 주장에도 동의하기 어렵다. 만약 검찰-법원 관계에 이런 논리가 적용된다면 ‘검사의 불기소 처분은 법원의 재판권을 침해하므로 전체 사건을 재판에 올려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에 동의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비교법적으로도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된 영·미에서는 경찰이 온전한 수사권자로 수사의 개시·진행부터 종결까지 책임을 지고 있다.

한편 경찰에서 송치한 의견이 검찰에서 결론이 뒤바뀌는 경우가 매년 수만 명에 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수사종결권 부여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수사·기소·재판이라는 적정절차에 따라 각 단계별 오류가 시정되는 것은 인권 보장을 위한 형사사법의 대원칙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다. 이를 무시하고 수사와 기소 단계에서 판단에 차이가 있다는 점만으로 검찰 통제권을 유지하자고 하는 것은 논리 비약이다. 오히려 검사가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에게 아무런 통지나 의견수렴 없이 독단적으로 불기소하는 점이 문제인 만큼, 주요 선진국과 같이 경찰과 검사가 협력관계에 따라 상의하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현재 경찰에 수사종결권이 없는 상태에서는 수사 결과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하여, 경찰과 검찰이 책임을 전가하는 문제가 발생해왔다. 경찰 수사종결권 인정 시 경찰 수사 책임성이 제고되고, 국민 편익 또한 증대될 것이다. 연간 약 56만 명에 이르는 사건관계인의 불안정한 지위를 조기에 해소할 수 있고, 검찰에서 의례적으로 실시하는 이중조사도 크게 줄어 국민 불편과 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검찰청법 개정안에서는 검사가 수사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종류를 열거하여 검사의 직접수사를 일부 제한하고 있으나, 중요범죄를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등 불확정 개념으로 규정하여 범위가 광범위하게 해석될 수 있다. 또한, 경찰 송치사건에 대한 검사의 수사 범위에 대해서는 ‘기소여부 판단 및 공소유지의 적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검사가 2차적 수사과정에서 ‘위증 등’ 외의 범죄를 발견한 경우, 해당 수사기관에 고발 또는 통보하여 수사하도록 하면 된다. 검사가 경찰 송치사건에서 획득한 정보를 근거로 하여 송치사건과 무관한 새로운 범죄사실을 수사할 수 있다면, 경찰 송치사건이 검사의 직접수사 개시를 위한 ‘첩보 등 단서’로 역할 하게 되며, 이로 인해 검찰은 모든 수사기관으로부터 수사첩보를 입수하여 방대한 직접수사를 수행할 수 있는 문제가 생긴다. 즉 검사의 직접수사를 제한하는 취지가 무색하게 되는 것이다.


윤정근 변호사 (서울지방경찰청 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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