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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브라더 - 기술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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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놉티콘(panopticon). 영국의 공리주의 철학자인 제레미 벤담이 제안한 교도소의 형태이다. 벤담이 제안한 파놉티콘은 격리와 교화라는 교도소의 목적보다는 효율적인 감시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벤담의 생각과는 달리 위정자들은 이런 방식의 교도소 운영에 별 관심이 없어 실패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악명 높은 서대문 형무소의 구조가 파놉티콘의 구조를 차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스타워즈 영화에 나오는 코러산트 맥스 교도소도 그런 구조라고 한다. 벤담 이후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는 그의 저서 감시와 처벌에서 파놉티콘의 의미를 확장하여 감시자가 언제 수형자를 감시할 수 없는지를 알 수 없는 구조로 인하여 수형자가 감시자의 존재와 무관하게 스스로 행동을 통제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라고 하면서 이를 근대화의 예로 들었다.

 

감시와 권력에 대한 푸코의 이런 지적은 현재도 여전히 유의미하고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은밀한 감시를 더욱 더 손쉽게 하고 있다. 최근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이동통신업체가 신규 이용자를 가입시킬 때 이용자의 안면 정보를 등록하도록 요구하는 새 규정을 시행하였다고 한다. 한편,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운전자의 휴대전화 불법 사용 여부를 단속하는 AI 카메라를 도입하여, 자동차 운전자의 손동작을 감지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지를 판별하고 벌금을 물리는 계획을 밝혔다고도 한다.

 

중국에서는 이미 지하철에서 AI 얼굴 인식 기술을 이용하여 보안 검색을 시범적으로 도입한 바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중국 정부의 조치 역시 통신사기와 전화사기, 신분 도용 등 각종 범죄를 줄이고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였다고 한다. 다 맞는 말이다. 호주의 사례 역시 운행 시 휴대폰 사용 여부를 촬영 또는 감시하는 것은 안전한 운전에 매우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운전자의 손동작을 순간적으로 판별할 정도의 정밀도를 가진 카메라가 운전자와 동승자를 촬영한다면 그러한 정보는 너무 소중한 것이어서 정부는 여러가지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다. 기술 발전은 이미 현실로 다가와 있고, 그로 인한 역효과가 두렵다고 하여 무조건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투명하고 민주화된 정책 결정 시스템의 구축이 해결방안이다.

 

 

강태욱 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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