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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휴대폰 압수수색, 법치국가적 통제가 보다 강화되어야 한다

전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휴대폰은 약 50억 대에 이르고, 그 중 50%는 스마트 폰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휴대폰 보급률은 100%에 가까우며, 스마트 폰 사용자는 95%를 차지한다고 한다. 오늘날 휴대폰은 필수품이 되었고, 휴대폰 없이는 사회 생활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휴대폰에는 개인의 일상과 관련된 모든 정보가 저장되어 있어 사용자의 일거수 일투족이 그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와 같은 휴대폰의 특성으로 인해 범죄 수사에 있어 휴대폰은 증거의 보고(寶庫)가 되고 있다. 휴대폰 확보가 수사의 승패를 좌우하기도 하고, 별건수사의 단초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기에 수사기관은 휴대폰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영장이 없는 경우에도 수사를 위해 체포현장에서 휴대폰을 압수하거나, 임의제출의 방법을 통해 휴대폰을 확보하고 그 내용을 검색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수사의 필요성 못지 않게 휴대폰에 저장된 내용을 들여다 보는 것은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중대하고도 회복할 수 없는 침해를 수반한다는 점에서 휴대폰 압수수색에는 보다 법치국가적 통제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최근 법원은 지하철에서 소위 몰카 촬영을 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된 범인에게서 휴대폰을 임의로 제출받아 수집한 휴대폰 저장정보에 대해 유죄의 증거가 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법원은 체포현장에서의 휴대폰 임의제출은 증거물을 제출받는 절차가 사실상 강제성을 띠게 됨을 지적하면서 압수수색영장없이 휴대폰 속에 저장된 정보까지 탐색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번 하급심 판결이 2016년 2월 “현행범 체포 현장이나 범죄 장소에서 소지자 등이 임의로 제출하는 물건은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고 검사나 사법경찰관이 사후에 영장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한 대법원 판결의 입장과 배치된다고 볼 수도 있으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보장하고 헌법상의 영장주의에 충실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2014년 Riley 판결에서 “체포현장에서 영장없이 압수한 휴대폰이라 하더라도 휴대폰에 저장된 정보를 수색하기 위하여는 영장이 필요하다”고 판시하여 수사기관의 휴대폰 압수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휴대폰이 곧 개인의 프라이버시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현재와 같은 방식의 휴대폰 압수가 계속 허용될 수는 없다. 수사의 필요성과 함께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최대한 보호될 수 있도록 보다 정밀하게 압수수색의 절차와 과정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 수사기관 스스로 휴대폰의 임의제출 방식을 금지하거나, 휴대폰 검색과정에서 범죄와 무관한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지 않도록 과정을 세밀하게 정할 필요가 있다. 임의제출의 경우에도 사후영장을 받도록 하거나, 압수영장을 받은 경우에도 휴대폰 저장정보를 검색하는 경우에는 수사기관이 먼저 판사 앞에서 열람이나 필터링의 계획을 진술하도록 하는 입법적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휴대폰 압수가 국민에게 공포가 되는 사회는 법치국가가 아니다. 법치국가적 통제 장치를 강화하는 입법적, 행정적 조치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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